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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인턴 기자

등록 : 2018.02.07 18:27
수정 : 2018.02.07 18:28

“1000만 영화 탄생해도, 시청각 장애인은 그 속에 없습니다”

등록 : 2018.02.07 18:27
수정 : 2018.02.07 18:28

[인터뷰]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지난달 22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 대표. 고가혜 인턴기자

"'1,000만 영화'가 탄생해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50만 시청각장애인은 그 1,000만에 포함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김수정(48) 대표는 장애인이 영화관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영화 ‘신과 함께’가 올해 첫 1,000만 영화를 기록하고도 한참 지나서야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가 개봉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보지 못하는 것은 문화적 교류에서 배제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신 영화를 제때 보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권리”라고 말했다.

‘장벽을 허문다’는 뜻의 '배리어프리(Barrier-Free)'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생활 격차를 줄이는 운동이다. 사회 곳곳에서 배리어프리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영화 관람’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2012년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발족한 후,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음성 해설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음성 자막을 더한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 배급하기 시작했다.

배리어프리 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의 한 장면. 영화에는 화면을 설명하는 음성해설이 제공되고 자막에는 배경 음악과 등장인물이 내는 소리가 상세하게 묘사된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제공

배리어프리 영화가 첫 걸음을 뗀 지 6년이 지났지만 제작과 상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465편 중 배리어프리 영화로 제작된 작품은 30편, 7%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김 대표는 “한 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위해서는 2,000만 원 이상의 비용과 한 달의 작업 기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모든 영화를 배리어프리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해도, 상영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2011년 영화 ‘도가니’는 청각장애 아동을 소재로 하는 만큼,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청각장애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버젓이 배리어프리 버전이 있는데도 이를 상영한 영화관은 전국 10곳에 불과했다. 이에 시청각장애인 단체가 영화관을 상대로 ‘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해설을 제공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결과, 지난해 12월 법원은 시청각장애인의 손을 들어줬다.

극장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영화를 보고 있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제공

여의도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달 18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영화와 연극에 자막을 의무화하고, 자막 제작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제공 의무화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 법제화 움직임에는 동의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형식적으로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품질 검수 기관을 따로 설치하는 등 숙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평가했다.

고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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