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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120억원 미스터리, 이번엔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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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120억원 미스터리, 이번엔 풀릴까

입력
2018.01.06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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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있는 다스 본사 입구로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5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있는 다스 본사 입구로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특검의 다스 비자금 수사

경리팀 여직원 조씨 횡령 결론

조씨 처벌 안받고 지금까지 근무

참여연대 “상속 관련 문건 검찰 제출”

경리팀장 300억 별도 비자금 주장

새로 발견땐 전면 재수사 불가피

과거 정권에서 모두 3차례 검찰ㆍ특검 수사를 받고도 풀리지 않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전방위 수사와 특별세무조사에 나서면서 적폐청산 정국의 국면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다스 관련 인사와 진보성향 시민단체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연일 다스 실소유자 관련 추가 의혹 제기에 나섰고, 10년 전 다스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특별검사는 두 차례나 이례적으로 추가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외곽 여론전도 치열하다. 다스 실소유주, 비자금 문제를 포함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여전히 많아 검찰 수사에 시선이 집중된다.

본격화하는 검찰의 수사방향은 크게 4갈래다. 횡령 등 비리 의혹 상당 부분이 공소시효를 넘긴 상황에서 검찰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부분은 ‘BBK 의혹’을 수사한 정 전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혐의다. 다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도 수사하지 않거나 검찰에 인계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참여연대 등의 고발에 따라 검찰은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동부지검 차장검사)을 꾸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직무유기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가 내달 21일로, 2008년 특검팀이 다스 경리팀 여직원의 개인 횡령으로 일단락한 120억여원 성격 규명이 핵심이다.

당시 특검팀은 다스 자금 추적 과정에서 수년 간에 걸쳐 80억여원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 관계자들을 추궁했다. 조사 결과 당시 다스 경리팀 여직원 조모씨가 하청업체 경리팀 이모씨와 공모해 110억원을 빼돌렸고, 여기에 이자 15억원이 붙어 총 12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중 5억원 가량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소진한 상태였다. 특검은 이들이 당시 사장과 전무 등 결재 라인에 있는 상사와 공모했을 것으로 의심, 조사했지만 최종적으로 두 사람의 개인 일탈로 판단했다. 회사 차원의 비자금 조성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후 다스 측과 특검ㆍ검찰의 사후 조치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측이 횡령 당사자를 고발하는 조치를 취하고 해고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다스 측은 조씨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계속 고용했기 때문이다. 다스 경영진 혹은 실소유주 지시를 받아 조씨가 범행을 저질렀기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더욱이 횡령ㆍ배임은 피해자의 처벌 의사 여부와 상관 없이 검찰ㆍ특검이 기소할 수 있는데, 다스 측의 입장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특검 측은 “조씨 등으로부터 피해액을 돌려 받아 회사 측의 피해가 보전됐고,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 사법처리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20억여원 성격에 대한 검찰 결론에 따라 다스의 실제 주인과 정 전 특검의 위법 시비가 갈리게 됐다.

이런 가운데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은 최근 “다스 측에 300억원 가량의 별도 비자금이 더 있다. 이 중 200억원은 MB가, 100억원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비자금”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정 전 특검은 보도자료를 내 별도 비자금 의혹을 일축했다.

만일 특검 종료 후 비자금 조성이 실제 있을 경우 검찰의 전면 재수사는 불가피하다. 검찰과 특검 수사로 일단 면죄부가 주어졌지만 이후에도 비자금이 조성됐다면 다스 측, 나아가 ‘실소유주’ 지시에 따라 조직적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다스 조사에 나선 것이나 참여연대가 5일 수사팀에 제출한 다스 상속 관련 자료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1년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다스 투자금 190억원 중 140억원을 다스에 반환하게 된 과정도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된 의혹의 큰 줄기다. 장용훈 옵셔널캐피탈(구 옵셔널벤처스) 대표는 이 과정에 MB와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등이 관여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의 결론에 따라 MB의 사법처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는 5일 다스 상속 관련 문건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처남으로 다스 최대주주였던 고 김재정 회장의 재산 상속이 상속인이 아니라 다스의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제3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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