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기자

등록 : 2017.05.14 15:41
수정 : 2017.05.14 15:41

“북 치게 했더니… 학생들 중2병이 사라졌어요”

등록 : 2017.05.14 15:41
수정 : 2017.05.14 15:41

청평중 고선화 수석교사

‘세로토닌 드럼’ 6년 간 운영

“북 울림이 정서적 안정 가져와

스트레스 줄고 학업에 활력소”

2015년 서울 예술의 전당 내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전국 드럼클럽 페스티벌에 참가한 청평중학교 '세로토닌 드럼클럽’ 학생들이 공연후에 고선화(오른쪽) 지도교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선화 교사 제공

“중학생들은 청소년 특유의 반항심으르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곤 합니다. 흔히 사춘기나 ‘중2병’ 정도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 시기를 잘 극복하도록 돕는 게 어른들의 몫이죠.”

경기 가평군 청평중학교의 고선화(56ㆍ여) 수석교사가 방과 후 활동 동아리인 ‘세로토닌 드럼클럽’ 창설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2011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관리하던 중에 학생들이 이른바 ‘중2병’이라는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멋진 사회인으로 성장할 아이들이 가끔 궤도를 벗어난 행동으로 빗나간 삶을 사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모 방송사 다큐멘터리가 소개한 경북의 한 중학교 사례에서 해답을 찾았다. 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북을 치게 했더니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방송을 보고 ‘세로토닌 드럼’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세로토닌은 정서적 안정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뇌 신경전달물질로, 부족하면 우울증, 불안증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5월 가평군 청소년 예술제에 참가한 청평중학교 세로토닌 드럼클럽 학생들의 공연 모습. 고선화 교사 제공

고 교사는 그 해 학교에 대형 북을 치는 동아리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만들었다. 전국에서 첫 번째였다. 북 울림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가져와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도움과 함께 대기업의 후원으로 대형 모둠북을 기증받았다. 학교에서 내준 체육관 한 쪽을 연습실로 꾸몄다.

이후 청평중학교에는 매일 경쾌한 북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북채를 가진 학생 25명이 방과 후에 모여 신나게 북을 치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열정을 발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소수 학생들의 탈출구 정도였으나 지금은 학교의 대표 동아리로 우뚝 섰다. 실력도 늘어 2014년 전국 드럼클럽 페스티벌에서 우승을 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등 다수의 공연봉사도 펼쳤다.

학생들은 북을 치며 자신감을 얻어 ‘중2병’을 극복하고 있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한 남학생은 클럽에서 활동한 이후 열심히 공부해 얼마 전 자신이 진로를 선택한 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드럼클럽을 거쳐 간 학생들은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창설해 6년 동안 운영해온 고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한다. 고 교사의 열정이 학교생활의 활력소가 됐고, 성장의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공부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질풍노도의 중학교 시절을 의미 있게 보내 앞으로 멋지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목표”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경기 가평군 청평중학교 세로토닌 드럼클럽의 고선화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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