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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부력재 인양법… 정부, 위험성 알고 있었던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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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부력재 인양법… 정부, 위험성 알고 있었던 정황

입력
2017.03.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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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력 컨트롤 굉장히 어려워” 단언

TF 분석 엎고 상하이샐비지 선정

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세월호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가 애초 제안했다 실패한 부력재 인양방식의 기술적 문제를 정부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상하이샐비지는 1년5개월여를 허비하다 지난해 11월쯤 방식을 바꾼 끝에 23일 선체를 끌어올렸다. 정부의 업체 선정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2015년 5월 열린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인양 사업설명회 과정이 담긴 녹취 파일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 핵심 관계자가 부력재 방법의 ‘위험성’을 꼬집어 언급했다.

그는 “부력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어쨌든 굉장히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부력재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주고 했지만,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한 입장에서는 부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해수부가 민간전문가와 공무원 등 23명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에서 부력재를 이용해서는 인양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입찰에 참여하려던 업체들에 배제할 것을 사실상 고지했던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세월호는 절단 인양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고, “선체가 찌그러지거나 실종자 유실ㆍ훼손 우려가 있어 바로 세워 끌어올리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수부는 3개월여 뒤인 같은 해 8월 스스로 꾸린 전문가 집단의 분석을 뒤엎고 부력재를 쓰겠다는 상하이샐비지를 선정했다. 상하이샐비지는 851억 원으로 가장 낮은 입찰 가격을 써냈다.

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사업을 따낸 상하이샐비지는 선내에 공기를 넣고 외부에 에어백 등을 설치해 부력을 확보하는 공정에 착수했으나, 인양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11월쯤 방식을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으로 아예 바꿨다. 잭킹바지선으로 선체를 올리고 반잠수선에 실어 나르는 이 방법은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이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교중 전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장은 “해수부가 자체 진단대로 인양방법을 선택했더라면 세월호는 훨씬 빨리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실방지막 설치 등을 위해 100억여 원의 추가 비용이 별도로 들어 경제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부력재를 넣는다면서 100개가 넘는 구멍을 뚫어 세월호 선체를 훼손까지 했다”며 입찰과정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수부 측은 그러나 “세월호 인양에 다른 요소가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진 전 대장은 미수습자 9명이 선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기 접촉 전 서둘러 수색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전 대장은 “과거 2년 가량 물 속에 있던 선박을 인양, 시신을 수습한 경험이 있다”며 “해수의 온도가 낮고 대부분 구명동의를 착용해 유실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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