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세상에 긍정 자극이 되자” 서울대 졸업생 대표 남정훈씨

알림

“세상에 긍정 자극이 되자” 서울대 졸업생 대표 남정훈씨

입력
2017.08.29 16:48
0 0
제71회 남정훈씨가 서울대 학위수여식이 열린 29일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 연단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하고 있다. 서울대 제공
제71회 남정훈씨가 서울대 학위수여식이 열린 29일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 연단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하고 있다. 서울대 제공

“제 연설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사회교육과 남정훈(27)씨는 29일 서울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단에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벼랑 끝 위태로움 속에서 떨어져 본 사람만이 등 뒤에 날개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날개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 자극이 되자”고 말했다.

남씨가 서울대에 입학하기까지 부모의 무조건적인 희생이 필요했다. 실직한 뒤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을 쓰지 못하는 아버지와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가정을 부양하던 어머니는 수입 대부분을 하나밖에 없는 아들 교육비로 지출했다. 아버지는 사고로 다친 팔을 수술하는데 드는 비용도 아깝다며 그 돈을 아들 공부에 보탰다. 남씨는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했고, 2010년 서울대에 입학했다.

그에게 서울대는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게 해준 곳’이다. “처음엔 사회에 관심도 없었고 제 상황에 투덜대기 바빴죠. 그런데 학교에 와서 주변 사람들을 보니 민망해질 정도로 멋진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교내 근로장학생으로, 하루짜리 행사 스태프로, 복사가게 아르바이트생으로 하루를 보내면서도 남씨는 ‘긍정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적기업을 성공적으로 창업해냈다는 선배 얘기를 듣고는 그를 무작정 찾아가보기도 했다. 자연스레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생겼다.

남씨가 회장직을 맡았던 동아리 ‘인액터스’는 사회적 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곳이다. 남씨는 “시각장애 안마사 매장 창업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프로젝트를 위해 남씨는 한 달 동안 꾸준히 안마사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사업 타당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술도 한 잔 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었다. 결국 개점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현재는 지점이 5개나 생겼단다. 남씨는 “대학생으로서 하기 힘들었던 소중한 경험이면서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뿌듯했다”고 말했다.

사회교육학을 전공한 남씨는 지난달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는 “7년간 대학생활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 사례를 만드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