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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벼랑 끝 靑... 남은 카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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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벼랑 끝 靑... 남은 카드 없나

입력
2016.12.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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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비박계가 등 돌리자 당혹감

국회에 던진 ‘개헌’덫에 스스로 걸려든 셈

靑, 막판 뒤집기 대책 마련 부심

청와대는 4일 종일 침묵했다. 3일 전국에서 232만개의 촛불이 타올라 ‘탄핵 시계’가 다시 정신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는데도,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의 침묵은 의도한 전략이 아니라 깊은 당혹감의 증거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로 탄핵을 모면할 가능성이 커지다가 주말 사이에 상황이 뒤집히면서 허둥거린 것이다. 박 대통령은 4~7일 사이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을 만나 여야 탄핵 연대를 허물려 했다. 새누리당의 ‘내년 4월 퇴진ㆍ6월 대선’ 당론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혀 비박계를 흔드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었다. 그러나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에 놀란 비박계가 4일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물리치고 “박 대통령이 내년 4월에 퇴진하겠다고 해도 야 3당이 9일 추진하는 탄핵 표결에 동참하겠다”고 등을 돌리면서, 박 대통령은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청와대 참모들은 비박계의 결정을 전달 받고 입을 굳게 닫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밝힐 입장이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다각도로 고민해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추천한 특검보 임명과 박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 등 예정된 일정들을 미루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겐 탄핵을 막기 위해 쓸 수 있는 남은 카드가 거의 없다.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담화에서 “퇴진 로드맵을 여야가 만들어 달라”고 제안해 국회에 책임을 넘기고 시간을 벌려 했다. 그러나 비박계가 여야 협상이 안 되면 내년 4월 퇴진 당론과 무관하게 탄핵으로 직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조기 퇴진 카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현재 야당은 “여당과 협상은 없다”고 못박은 상태다.

결국 박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고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며 질서 있는 퇴진을 할 가능성이 극도로 작아졌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던진 덫에 스스로 걸려든 셈이다.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이 그간 하야나 탄핵 시나리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 정국 조성’만 생각한 것이 탄핵 외통수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또 다른 대국민 메시지를 내 보수층에 호소하고 영남지역 의원들에게 우회적 경고를 보내는 등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조만간 다른 카드를 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탄핵 횃불’을 두려워하는 의원들이 박 대통령에게 귀를 기울일지는 미지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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