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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독배’ 마신 롯데… 내달 15일 중국 ‘소비자날’이 첫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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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독배’ 마신 롯데… 내달 15일 중국 ‘소비자날’이 첫 고비

입력
2017.02.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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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사업 年매출 3조원대

세무조사 결과 등 中당국 손에

사업 전면 재검토 여부 전망엔

롯데 “포기할 수 없는 시장” 부인

면세점 관광객 감소 후폭풍 예상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악재될 수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모습.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모습.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롯데상사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을 제공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롯데가 ‘사드 독배’를 들면서 그간 엄중 경고에만 그쳤던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내달 15일 중국의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중국의 ‘롯데 때리기’가 본격화하면 연 매출 3조원대인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중국에 약 10조원 가량을 투자했고, 현재 24개 계열사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 유통 사업은 현지에서 수 천억 원의 적자를 내며 ‘쓴맛’을 봤지만, 여전히 중국 내 120개 점포(백화점 5개ㆍ마트 99개ㆍ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점(92개 상영관)을 운영중이며,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사드 부지 제공으로 롯데의 중국사업은 거대한 후폭풍에 휘말리게 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롯데가 토지 교환에 합의하자 2주 뒤 중국내 롯데 계열사의 150여 개 전체 사업장과 공장 등에 대해 전례 없는 일제 세무조사와 소방ㆍ위생ㆍ안전 점검 등을 실시했다. 업계에선 중국 당국이 세무조사와 각종 점검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보복조치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롯데가 선양과 청두에서 진행중인 6조~7조원대 대형 프로젝트도 위기다. 선양에 건설 중인 롯데월드 선양은 70% 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고, 청두에도 2019년 완공 목표로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다. 롯데월드 선양은 지난해 말 소방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전격 중단되기도 했었다.

때문에 롯데가 중국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사업 등이 기대와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사업이 아직 초기 진행단계이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현지화 및 점포 재배치 등 사업개선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사업 재검토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국내 롯데면세점도 주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70%)이라 후폭풍을 피해가기 어렵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별 영향이 없었지만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SNS 등을 통해 반롯데 정서가 확산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사드 후폭풍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중인 그룹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안정적인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그룹은 그 돈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었다. 호텔롯데의 3개 사업부문(호텔ㆍ롯데월드ㆍ면세점) 중에서 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계획대로 상장되기 위해선 면세점의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한데, 사드로 면세점까지 타격을 입을 경우 그룹 전체 시나리오까지 흔들리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입장에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협조한 것일 뿐인데 이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면 앞으로 어떤 기업이 정부에 협조하겠느냐”며 “정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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