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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6.01.05 14:54
수정 : 2016.01.05 19:12

영화 ‘혹성탈출’에는 원숭이가 없다

등록 : 2016.01.05 14:54
수정 : 2016.01.05 19:12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 시저는 침팬지이지 원숭이가 아니다.

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다.

또 영화 ‘혹성탈출’ ‘킹콩’ ‘미스터고’도 생각난다. 원숭이와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는 어떻게 다를까.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원숭이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영장류(primates)라는 용어부터 살펴야 한다. 영장류에는 인간(human), 원숭이(monkey), 유인원(anthropoid)이 포함된다. 원숭이는 또 마다카스카르 같은 한정된 지역에 사는 원시원숭이와 구대륙, 신대륙 원숭이로 구별하는 참원숭이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원숭이 할 때 떠올리는 작은 원숭이는 참원숭이에 속하는 아시아원숭이다.

원숭이와 유인원을 구분하는 기준은 꼬리가 있느냐 없느냐다. 원숭이는 짧더라도 모두 꼬리가 있지만 유인원은 꼬리가 없다. 유인원에는 소형유인원인 기번(gibbon)과 대형유인원인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 있다. 따라서 ‘혹성탈출’과 ‘킹콩’에는 원숭이가 나오지 않는다. 모두 유인원이다.

10여년 서울대공원에서 아프리카원숭이를 담당해 온 우경미 사육사에게 원숭이의 특징에 대해 물었다. 원숭이들은 손가락을 쓸 줄 알고, 도구를 사용하는 똑똑한 동물이다. 또 무리 생활을 하고 서열이 있으며 2인자가 반란을 일으키는 등 복잡한 사회 구조를 형성한다. 이 때문에 동물원에서도 원숭이는 특별 관리 대상이라고 한다.

원숭이는 대부분 사이테스(CITESㆍ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2급 동물이다. 즉 국제 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으면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으로 개인이 키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게잡이원숭이 삼순이. 삼순이구조카페 캡처

하지만 현실 속 원숭이의 상황은 어떨까. 우리가 보는 원숭이는 동물원 철창에 갇혀 있거나 쇼에 동원 되거나 아니면 게잡이원숭이 ‘삼순이’처럼 애완동물로 키워지고 있다. 또 사람과 비슷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로 연구실에 갇혀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에 동원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영화 속에서도 영장류들은 사람들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원숭이가 아닌 침팬지이지만 ‘혹성탈출’ 속 ‘시저’는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투여 받거나 철창 속에 갇혀 있다가 스스로 유인원들의 터전을 만들었다. ‘미스터고’의 고릴라 ‘링링’도 서커스에 동원되거나 심지어 인간의 빚을 갚기 위해 야구단에 입단하는 역할로 그려졌다.

우경미 사육사는 유인원까지 포함해 원숭이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아예 ‘영장류’로 바꿔서 이야기하면 틀릴 일이 없다고 한다. 영장류는 원숭이와 유인원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영장류에는 인간도 포함된다. 원숭이의 해이니만큼 원숭이와 유인원을 혼동하지는 말아야겠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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