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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낮 북한 핵실험에 화들짝 놀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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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낮 북한 핵실험에 화들짝 놀란 시민들

입력
2017.09.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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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3일 중국 지린성에서 인공지진에 따른 진동을 느낀 학생들이 학원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3일 중국 지린성에서 인공지진에 따른 진동을 느낀 학생들이 학원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일요일인 3일 낮 기습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시민들은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국 각지에서 땅과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에 ‘지진이 난 것 같다’는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진 뒤에는 분노와 함께 ‘전쟁이라도 나면 어쩌냐’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9분쯤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관측된 진도 5.7 규모(기상청 추정)의 인공지진과 관련, “건물이 흔들린다”는 등의 문의전화 31건이 전국 각지에서 걸려왔다. 서울(13건)과 경기(9건) 인천(4건) 등 수도권이 대부분이었으며, 함북 길주와 직선거리로 가까운 동해안 지역인 속초와 정선 등 강원에서도 3건이 접수됐다. 진앙지와 비교적 거리가 먼 충북과 충남에서는 각 1건씩이었다. 과거 5차례 이뤄진 북한 핵실험 당시에는 일반인 문의전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핵실험 강도가 남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서구에 사는 탁모(27)씨는 “자고 있다가 트럭이 지나가는 것처럼 창문이 ‘덜덜’ 떨리는 것 같은 느낌에 잠을 깼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대부분 핵실험 추정 보도가 나오기 전에 들어온 신고 전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적·물적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은 없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지진 발생과 북한 핵실험 진위를 묻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집 안이 흔들렸는데, 저만 느낀 건가요?”라거나 “분명 흔들렸는데 뭔가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데 무섭네요”라는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됐다. 경기 고양시 주민 장정윤(31)씨는 “아이와 내가 크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서 도망갈 준비까지 했는데 우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지진 감지 얘기가 수두룩하게 올라왔다”고 전했다.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공식화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김선정(59)씨는 “느닷없이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에 북한이랑 가까운 이 곳 사람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주변 사람들도 다들 TV를 보면서 핵실험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모(39)씨는 “진짜 전쟁이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전 5차례와 차원이 다른 핵실험 강도에 격앙된 시민들도 있었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을 주민들이 감지해 재난 당국에 신고하는 소동이 일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 고양시 주민 천모(44)씨는 “북한이 정말 전쟁을 원해서 저러는 건지 일단 화부터 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정모(53)씨는 “예전에도 핵실험을 몇 번 했지만 이번처럼 땅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지 않느냐”며 “정부가 말로만 최고 수위의 대응을 할 계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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