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형 기자

등록 : 2018.06.28 16:56
수정 : 2018.06.28 19:57

“한국에 패한 독일, 월드컵 사상 가장 큰 충격”

등록 : 2018.06.28 16:56
수정 : 2018.06.28 19:57

세계 언론 앞다퉈 보도

영국 가디언 “독일은 화창한 대낮에

80년 만에 첫 조별리그 탈락”

중국 신화 “한국이 전차 전복시켜”

독일 빌트 “카잔 참사 최악의 망신”

메르켈 총리 “진심으로 슬프다”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27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 한국-독일전을 단체관람하던 독일 팬들이 슬퍼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독일을 꺾은 대반전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한국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2-0으로 이겼다.‘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16강전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싸야 하는 굴욕을 맛봤다.

FIFA랭킹 57위인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이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결과를 보도하는 외신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충격’이었다. 영국 BBC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대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종말을 예고하는 듯한 일이 벌어진다. 천둥이 치는 하늘 아래서 부엉이가 매를 잡는 등의 징조가 있다. 그러나 독일은 화창한 대낮에 80년 만에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며 독일이 한국에 패해 월드컵에서 탈락한 사건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서사적으로 묘사했다. 러시아 RT는 “할 말을 잃었다. 독일은 월드컵에서의 수모를 믿기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미국 데드스핀은 “한국의 퍼포먼스는 월드컵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며 “한국이 90분간 필사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은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영감을 주는 광경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독일은 절망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늘 우리는 진심으로 슬프다”고 했고, 독일 매체 빌트는 “악몽이다. 독일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망신”이라며 ‘카잔의 참사’라 표현했다. 축구 전문지 키커는 “역사적인 낭패다. 요하임 뢰브 감독부터 모든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시아권 반응도 뜨겁다. 중국 관영 신화망은 “한국이 전차를 전복시켰다”라고 보도했고, 스포츠 닛폰은 “한국이 베스트 라인업을 짤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마지막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한국팀의 투지를 높게 평가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독일의 패배를 ‘검은 수요일’에 비유하면서 경기 결과 소식을 전했고, 말레이시아 스타온라인은 “독일전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한국 선수들은 자신들이 16강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며 독일을 깬 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축구는 남자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아다니다가 결국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축구 명언을 남긴 게리 리네커(58)도 28년 만에 자신의 말을 수정했다. 리네커는 한국-독일전 직후 트위터에 “22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공을 쫓지만, 독일이 더는 늘 이기진 않는다. 예전 버전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고 적었다. 잉글랜드 간판 골잡이였던 리네커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4강전에서 서독에 패한 뒤 앞선 명언을 남겼고, 독일이 승승장구할 때마다 이 말은 함께 따라다녔다.

세계 최강팀의 몰락을 조롱하는 보도도 잇달았다. 영국 일간 더선은 1면에 F조 4위 독일을 강조한 그래프를 넣은 뒤 “탈락,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이걸 보면 웃을 수 있다”고 했고, 4년 전 독일에 1-7로 충격패 한 브라질의 언론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아하하하~ 우리는 4년간 조롱 당했지만 이제 어깨를 펴도 된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도 독일의 탈락에 환호하는 자국민들의 모습을 전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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