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누드화를 게시한 이용자의 계정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사건으로 프랑스 법정에 서게 됐다. 프랑스 항소법원은 12일(현지시간) 파리 교사 프레데릭 뒤랑-바이사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여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뒤랑-바이사는 5년 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귀스타브 쿠르베의 1866년작 ‘세상의 기원’을 게시했는데 이 그림은 여성의 하체와 성기를 자세히 묘사한 누드화다. 페이스북은 아무런 설명 없이 뒤랑-바이사의 계정을 폐쇄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뒤랑-바이사는 2만 유로(약 2723만원)의 배상과 자신의 계정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법원이 자신의 소송을 받아들인 것에 기쁘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와 소셜 네트워크의 검열에 대한 문제이다. 페이스북이 위대한 예술품과 포르노를 구분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 프랑스인들은 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크리스틴 천 대변인은 “이 사건은 이미 5년 전 일이며 그 이후 페이스북은 많이 변화했다. 프랑스 법원이 재판을 열기로 한 것은 실망스럽지만 이러한 소송이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으리라는 점이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이 성립된 것은 지난해 파리 고등법원이 페이스북과 관련된 모든 재판을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진행하도록 한 규약이 프랑스 소비자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이 피해를 입어도 소비자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회화ㆍ조각 등 예술작품으로 묘사된 나체의 사진은 검열되지 않도록 규정을 완화했지만 최근까지도 유사한 검열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페이스북에 에벨린 액셀의 1964년작 ‘아이스크림’ 사진을 올렸다가 게시물 삭제를 당했다. 이 팝아트 계열 회화는 여성이 남성 성기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핥는 모습을 묘사했다. 미술관 측은 2월 5일 작품 사진을 재업로드해 소개하면서 팔로워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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