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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김영철… 판문점서 트럼프 ‘친서’ 받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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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김영철… 판문점서 트럼프 ‘친서’ 받아가

입력
2018.07.03 04:00
수정
2018.07.0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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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인지 구두 메시지인지 확실치 않지만

북미 정상회담 前 김정은 친서 답신 차원

폼페이오 방북 협상 성과 담보 용도인 듯

‘비핵화 속도 내달라’ 원론적 요구 가능성

1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건네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속 협상이 부진하자 답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메신저는 김 부위원장이었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김 부위원장이 참석했고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김 대사와 의제 조율 등 실무 협상을 벌였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접촉의 주요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송ㆍ수신이었을 공산이 크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판문점까지 내려온 것도 메시지를 접수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소식통들 전언이다. 메시지가 문서로 된 서한인지 구두 편지 형태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6월 1일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전달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공식 회신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례상 답신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김 대사는 이날 저녁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19일 만의 첫 북미 직접 대화인 이번 판문점 접촉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의 핵심 용도는 ‘협상 성과 담보’인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김 위원장 친서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돌파구가 됐다는 것이다. 좀체 진전되지 않고 있는 북미 후속 협상에 이번 메시지를 계기로 속도가 붙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을 수 있다. 미리 의중을 전한 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효율성을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제공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번 메시지에 북미 간 협상 의제와 관련한 언급이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 계기에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인 6ㆍ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지체 없이 실행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조기에 이행하자는 내용이 메시지에 담겼으리라는 게 전문가들 추측이다. 정부 소식통은 “본격적으로 이뤄진 건 아니지만 1일 판문점 접촉 당시 유해 송환 일정, 비핵화 조치 등 후속 협상 의제를 사전 조율하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메시지가 구체적이거나 노골적이진 않을 듯하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어차피 신뢰 구축용일 수밖에 없는 정상 간 외교 서신의 내용 자체가 의미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장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도 “단지 안부 인사 내용이었다. 따뜻하고 좋은 편지였다” 정도였다. 이번에도 북미 정상회담 때 약속한 대북 안전보장 제공과 새 북미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등의 속도를 낼 테니 미국을 믿고 비핵화에도 속도를 내 달라는 원론적 수준 요구일 거라는 추정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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