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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틸러슨, 중국에 너무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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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틸러슨, 중국에 너무 숙였다”

입력
2017.03.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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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슈 중국 측 주장 반영한

‘상호 존중’ 등 용어 그대로 사용

中 언론은 “미중 관계 좋아질 것”

WP “틸러슨 방한 때 만찬 생략

한국에 책임 돌려 외교적 무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 결과를 비판한 워싱턴포스트의 관련 기사.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 결과를 비판한 워싱턴포스트의 관련 기사.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취임 후 첫 방중 외교에 대해 미국 유력 언론들은 “틸러슨이 중국에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겼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일제히 틸러슨의 방중이 중국에 ‘성공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내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지도부와 건설적인 관계구축을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등 민감한 현안을 밀어붙이지 않으면서 외관상 이번 틸러슨 장관의 방중이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는 데 양국 언론이 동의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중국을 비난했지만 틸러슨 장관은 중국 지도부와 건설적이고 결과 지향적인 양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 때문에 틸러슨 장관은 대북군사력 사용 옵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WP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 틸러슨 장관이 중국에 너무 숙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기자회견에서 ‘상호 존중’, ‘합작 공영’ 등을 언급한 대목이 문제로 지목됐다. 중국이 대만ㆍ티베트ㆍ홍콩 문제는 물론 더 나아가 남중국해 문제에까지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포괄적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를 틸러슨 장관이 너무 쉽게 말했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표현을 그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상호 존중이라는 표현에 동의함으로써 미국은 사실상 ‘이들 이슈에 관한 중국의 타협 불가 입장을 받아들인다’고 말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던 중국에선 “양국 관계증진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에서 “틸러슨 장관이 일본과 한국에서 한 발언을 보면 북한 문제가 동북아 순방의 핵심 이슈인 것으로 보였으나 정작 중국에 도착해서는 미중 관계가 우선순위였다”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사드를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주목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미국 언론이 문제삼은 틸러슨 장관의 상호존중 언급을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이 제안한 미중 신형 대국관계의 ‘14자 원칙’을 미국 측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에도 양국관계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힘을 얻게 됐을 뿐만 아니라 향후 4년 간 미중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고 반겼다.

한편 WP는 별도의 기사에서 틸러슨 장관이 방한 도중 만찬을 갖지 못한 책임을 한국에 돌린 것과 관련, 틸러슨이 외교적으로 무례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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