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박선영 기자의 Who's Now] 새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주인공 예지원

알림

[박선영 기자의 Who's Now] 새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주인공 예지원

입력
2008.08.08 06:16
0 0

'한국판 브리짓 존스'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이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칠 것이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미자로 한국을 대표하는 '30대 노처녀'가 된 배우 예지원(35).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고주망태 올드미스의 사랑 찾기 해프닝을 그린 스크루볼(괴짜) 코미디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엉뚱한 4차원 코믹배우의 브랜드를 확고히 한 그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다가갈 것 같은 인상이지만, 막상 자리에 마주하고 앉은 그는 소통의 예열시간이 긴 사람이었다. 질문과 답변의 궁합이 맞기까지 수십 분. 그리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지독하게 작았다.

- 아니, 얼굴이 왜 이렇게 작아요?

"저 처음 보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에요. 생각보다 얼굴이 작다, 왜소하다."(웃음)

- 그 작은 얼굴이 TV와 스크린엔 왜 그렇게 나온데요?

"그게 얼굴 면적이랑은 상관 없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비율. 얼굴 면적과 눈ㆍ코ㆍ입의 비율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눈이 작고 평면적인 얼굴이잖아요. 서양인처럼 입체적이어야 잘 나온다는데."

-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는 의외로 재미있다는 반응들이 꽤 많더라고요. 뻔한 영화일 수 있는데 예지원이 했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평가도 있고.

"저도 일반 시사 때 처음 보고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일단 영화는 기대하고 보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기대가 없어서 재밌게들 보신 것 같아요."

- <생활의 발견>이나 <귀여워>, <죽어도 해피엔딩> 등 지금껏 해온 영화들이 대부분 B급 정서나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영화들이었어요. 본인 스스로도 작가주의 배우라고 말하곤 했는데,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크게 성공한 이후로는 대중적인 영화에 재미를 많이 붙인 것 같아요.

"아니에요! <올미다> 이후 대중적인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근데 영화가 완성되고 나서 작가주의다, 대중영화다 그러는 거지 만들 땐 똑같아요. 몰입하는 것도 똑같구, 계산하는 것도 똑같구. 할 땐 다 진지하게 해요. 단지 조금 타는 것은 분위기. 제가 편안하게, 즐겁게 하는 영화들이 결과도 좋고, 제 대표작이 되더라구요.

그런데요, 사실 전 작가주의 영화들도 다 흥행이 될 줄 알았어요! 흥행이 안 됐을 때 '어, 이상하다. 왜 안 되지?' 그랬으니까. 작품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이상해 보이더라구요. 흥행이나 시청률은 가늠하는 재주가 없나 봐요, 제가."

예지원의 이미지는 독특하다. 최근 널리 통용되는 '4차원'이라는 표현은 개인 예지원의 엉뚱하고 솔직한 성격에서 기원한 바 크지만, 그가 지금껏 맡아왔던 배역들이 없었더라면 그처럼 폭발력 있진 않았을 것이다. 자기 흥에 겨워 술 취한 채 남자들 앞에서 고전무용을 하던 <생활의 발견>의 명숙처럼 어딘가 나사가 하나 풀린 듯한, 살짝 신들린 듯한 이미지.

TV에 나와 샹송 '빠롤레 빠롤레'를 도취해 부르던 모습도 쉬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관습 같은 것을 넘어서는 분방함과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방임하는 것 같은 자유로움이 때론 보는 이를 당황케 하기도 하지만 모종의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하는 그. 그래서 그에겐 마니아 팬이 막강하다.

- 예지원씨를 처음 봤던 게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에서였어요. 참, 독특한 마스크다, 쌍꺼풀 없는 눈에 단아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가 아주 매력적인, 괜찮은 신예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의 행보는 참 많이 달랐어요. 4차원스러웠달까.

"그렇죠. 바로 다음 작품이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였고, 그 다음이 <록키호러쇼>, 그리고는 영화 <생활의 발견>, 드라마 <여고시절> 이렇게 나갔으니까, 캐릭터가 다….(웃음) 하지만 거기서부터 제가 사랑받기 시작했어요.

사실 <줄리엣의 남자>까진 그렇게 사랑받지 못했거든요. 저랑 맞는 역을 하기 시작한 것 같고, 좋은 감독님들 만나면서 배우로 보여진 것 같아요."

- 솔직히 평균적인 감수성에서 볼 때 쉽게 이해되거나 공감 가는 역들이 아니잖아요.

"그래요? 아닌데! 공감하는 분들 의외로 꽤 많아요. 저는 시나리오를 고를 때 저한테 재밌는 걸 골라요. 처음엔 저도 제가 <줄리엣의 남자>의 채린이나 <꼭지>의 정이 같은 청순가련한 인물을 좋아하는 줄 알았죠.

근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고 열광했던 것들, 하면서 너어~무 좋아서 사랑에 빠졌던 역할들은 <생활의 발견>이랑 <귀여워>, <올미다>의 역할들이었어요. <죽어도 해피엔딩>, <얼렁뚱땅 흥신소> 이런 자유로운 역할들이요.

- 실제의 예지원과 가장 비슷한 배역은 어떤 거예요? 하도 4차원, 4차원 하니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게 그걸 거예요. 실제의 예지원은 어떤가.

"나이로 보면 <올미다>의 미자랑 비슷한 것 같은데, 아주 똑같진 않아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유진은 나보다 훨씬 더 심하고. 저는 배역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배역들보다 조금 더 소심해요, 내성적이고.

친해지면 그런 밝고 엉뚱한 면이 많이 나오는데,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오래된 사람들이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죠. 잘 모르는 사람들 많은 데 앉아 있으면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너무 곤욕스러워요. 의외죠?

되게 많이 달라요, 작품과는. 그런데 제가 맡았던 역할들이 항상 당당하잖아요.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않으니 얼마나 행복해요. 당당함, 자유로움, 집착 없음, 순수함. 아, 또 철이 없는 거! 저도 평생 철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 캐릭터들에 꽂히나 봐요."

- 실제 예지원을 만나봤다는 사람, 예지원과 친하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연예인 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요. 평소에 너무 소탈하다 못해 '험블'해서 주변에서 여배우가 그러면 안 된다는 충고도 굉장히 많이 받는다면서요.

"떡볶이집부터 시작해서 골뱅이집까지 안 가는 데가 없어서 그럴 거예요. 스타일에 관해선 다들 포기했고요, 이젠. 예전에는 진짜 츄리닝만 입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못 그러지만, 전엔 화장도 안 하고 영화 찍고 그랬고. 저거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흉보실까봐 모자는 많이 쓰고 다니는데, 그게 다 게을러서 그래요."

-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런 자유분방함이 연예인이라는 직업과 충돌할 때 많지 않아요?

"많죠. 하지만 사회생활 하다 보면 성격대로만 할 순 없으니까 맞춰가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작품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저를 참 많이 감싸 안아줘서 그 사람들이 친구인 경우가 많아요. 아마 저한테는 그게 큰 힘이었을 것 같고….

그래서 점점 더 그런 걸 기대하는 못된 버릇이 생긴 것 같아 걱정도 돼요. 일은 일인 건데, 더 바라게 되니까. <올미다>팀, <귀여워>팀, <생활의 발견>의 감독님, 배우들, 다 너무 편하고 좋은 친구들이죠."

- 그동안 한번도 스캔들이 없었어요.

"예전엔 그게 상당히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좀 우울해져요. 소문에 민감하기도 하고 해서 연애스캔들에 대해 상당히 조심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약간 후회해요.(웃음) 왜 청춘을 그렇게 보냈나 아까워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연애 많이 할 거예요. 안 한 게 바보지."

- 4차원 이미지 말인데요. 그거 혹시 '컨셉' 아니에요? 보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려는 고도의 전략?

"제가 어딜 봐서요. 전략적이면 이렇게 살았겠어요!(웃음) 머리가 진짜 좋아서 그런 면을 좀 갖췄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예지원의 데뷔작은 뜻밖에도 영화 <96 뽕>이다. 흔히 에로영화로 불리는 이 작품을 필모그래피에서 빼고도 싶을 것 같건만, 예지원은 <96 뽕>이 나를 배우로 만들어준 작품이라며, 먼저 얘기를 꺼냈다.

- 어떻게 배우가 됐어요?

"제가 원래 한국무용을 전공했거든요. 그런데 가세가 기울면서 무용을 못하게 됐죠. (웃으며) 예술분야가 돈이 좀 듭니다아~. 상당히 많이 들죠. 고등학교 때까지 풍족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무용을 못하게 됐는데, 어머니가 연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권해주셨어요. 난 평생 무용을 하겠구나 생각하며 살다가 생각도 못한 서울예전 시험을 봤는데 다행히 붙었어요.

굉장히 놀라워 하면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 졸업하고 CF를 조금하다가 '성좌'라는 극단에 들어갔는데, 연극을 하면서 눈이 떠졌어요. 무대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극장 냄새만 맡아도 너무 좋고. 1년 반 동안 포스터만 붙이며 경찰서에 끌려 다녔는데도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가 영화를 하게 됐죠. 96년도 <뽕>이라는 거.(웃음) 에이전트에 있는 제 사진을 보고 영화사에서 찾아왔는데, 처음엔 안 한다고 했어요. 자꾸 벗길 것 같아서 안 한다고 했는데, 내가 옛날에 봤던 <뽕>이 재밌었거든요. 시나리오 보니까 재밌더라구요. 게다가 그때 현상금, 아니 개런티가 1억 공모였어요. 물론 반도 안 줬지만, 신인 여배우한테 굉장한 거죠.

영화를 재밌게 찍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어요. 그게 발판이 돼서 'MBC 마당놀이 황진이' 오디션도 붙고, 다행히도 <뽕> 본 사람들이 방송 데뷔극인 <줄리엣의 남자>보다 더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작품보다 <뽕>으로 연기를 시작해서 좀 더 일찍 배우로 출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 배우로 각인되고, 더 대접도 받은 것 같고. 그리고 좀 놀다가 2000년도 <아나키스트>에 출연하면서 다시 영화로 돌아왔죠."

- 예지원을 배우로 만들어준 건 <생활의 발견> 아니었나요?

"저한테는 <96 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예요. 만약 <뽕>을 안 했더라면 그런 연기를 못했을 거예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 그래도 <뽕>을 찍은 게 꼭 그렇게 득만 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인터넷 검색창에 예지원을 치면 아직도 '예지원 뽕', '예지원 노출' 이런 게 자동검색어로 딸려 나와요.

"근데 그 <뽕>이라는 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취향이거든요. 저를 배우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고. 이젠 저도 강해졌나봐요. 한동안 휘둘린 적이 있어요, 저도. 하지만 그게 없었으면 여러 가지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 나는. 그게 발판이 된 거죠. 배우의 시작은 <96뽕>인 것 같아요."

- 이후에도 여러 작품에서 과감하게 노출연기를 했어요. 노출을 꺼리지 않는 몇 안 되는 여배우인데, 어지간한 내공 아니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소심한데 또 남의 말은 잘 안 듣고, 고집은 세요. 나만의 개똥철학인 건데,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어요. 나를 다 주는 거죠. 그걸로도 욕을 참 많이 먹었어요. 왜 쓸데없이 벗어가지고 CF도 못 찍고 그러느냐, 이미지를 다 훼손하느냐. 난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제가 있는 거예요. 근데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못 벗을 거 같아요. 하하하하하. 몇 개는 벗겠죠. 그런데 어떤 부분은 안 하는 부분도 있어요. 바뀐 거죠. 지금은 의외로 정돈이 돼서 벗을 때와 안 벗을 때를 구분하는 것 같아요."

-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이건 왜 벗었을까 후회되는 작품도 있었던 거군요. 어떤 거죠?

"그건 나중에 술 마시면서 알려드릴게요.(웃음) 근데 그런 걸 다 떠나서 몸이 예쁘게 나온 게 없어요! 이왕이면 S라인으로 나왔어야 하는데, 감독님들이 다 살쪄서 나오기를 바랬거든요. 아랫배, 팔뚝 다 엄청나죠. 배우한테는 하고 나서 욕을 먹는 작품들이 꼭 있어요. 하지만 버릴 작품은 없어요. 어떻게든 다 도움이 돼요.

하지 말 걸 그랬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인 건데, 일을 많이 하다 보면 '삑사리'도 나고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삑사리' 없는 인생이면 재미 없잖아요."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그의 인생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뽕>의 에로틱한 여주인공에서 시작해 짧지 않은 공백기, 그러다 겨우 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게 스물일곱 나이였으니 출발은 그다지 창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예지원은 엉뚱발랄한 4차원 코미디라는 자기만의 독자적인 영토를 확보하며 끊임없이 시나리오를 받는 충무로의 몇 안 되는 여배우의 하나가 됐다. 스스로도 "30이 넘어서까지 주연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는 그다.

- 늦은 데뷔에 비하면 참 롱런하고 있는 편이에요. 그동안 초조하지 않았어요?

"그런 건 없었어요. 평생 배우를 하겠거니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갈수록 각광을 받을지는 정말 몰랐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데뷔한 게 스물 일곱이었는데 주변에서 다들 '와, 나이 많다' 그랬거든요. 아, 정말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 너무 미워요. 본인 일이나 잘하지. 그래서 저는 조언을 잘 안 해줘요, 후배들한테.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걸 무슨 수로 알겠어요.

저 20대땐 얼굴살 많다고 맨날 욕을 먹었거든요. 얼굴살 빼라고. 그것 때문에 매일매일 다이어트를 해야 했어요. 또 보는 사람마다 얼굴을 고치라는 부위가 다 달랐었어요. 눈 고쳐, 코 고쳐, 코도 부위가 다 달라요. 참 재밌죠? 근데 이렇게 생겨서 계속 캐스팅이 된 거예요.

이 얼굴 때문에. 고치면 공사가 커져서 못 고친 것도 있고, 돈도 많이 들고.(웃음) 하지만 그게 날 먹여 살리고 있고, 내 개성이 된 거죠. 시대가 오리엔탈로 오면서 중국 여배우들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전 후배들한테 아예 얘기를 안 해요. 자기 안에 있는 고유의 것을 잘 개발하면 언젠가 그게 빛날 테니까."

- <올미다>에 이어 <당신이 잠든 사이에>까지 올드미스의 상징처럼 됐어요. 30대 미혼여성들한테 주는 응원 메시지 같은 거 없어요?

"전 올드미스도 아니고요, 골드미스도 아니고요, 그게 제가 지금까지 했던 영화들의 주젭니다. 세상엔 골드미스도 없고, 올드미스도 없고, 결혼의 적령기도 없다는 거. 자신감 있게 사세요. 꿈을 펼치소서~. 30대는 청춘이에요,

진짜. 20대땐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20대는 그냥 발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30대는 그 발판을 딛고 진짜 인생을 펼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즐겨야죠."

- 그거야 예지원씨처럼 미모와 재능과 성취가 받쳐주는 사람들 얘기 아닌가요.

"저는 열심히 산 사람이에요. 저 20대 때 아무도 그렇게 얘기한 사람 없어요. 다들 나이가 많다고만 했어요. 친구들도 너 나이 많은데 왜 맨날 학원만 다니?v요. 빨리 로비를 하든지 뭘 하든지 해서 캐스팅이 돼야 된다는 말을 참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니가 맞았다'고 그래요. 그때 너대로 사는 게 맞았고, 감히 그렇게 얘기한 게 미안하대요.

20대 때 저요, 나한테 이쁘다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재능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능력? 성취? 봤었어야 말이죠. 기회가 있었어야 말이죠. 전 유명 배우도 아니고, 흥행 배우도 아니고, 화장품 CF 모델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아이였을 뿐이에요. 죽기살기로 했어요, 정말. 강력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리고요, 미용실 가면 다 이쁘게 만들어줘요.(웃음) 무용학원 3개월 다니면 몸매 다 예뻐지구요. 미모라는 건 정말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책을 많이 읽거나 춤을 배우거나 해서 또 다른 매력으로 인해 창조되는 거지 모범답안이 없잖아요.

미모는 주관식이란 말이에요. 30대는 자신감 있게, 꿈을 펼치며 당당하게 즐기며 살 수 있는, 정말 좋은 나이예요. 여러분, 꿈을 펼치소서~."

aurevoir@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