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주지진 활동 불규칙해 예측 어려워”

경북대 지진특화연구센터, 긴급 전문가토론회 열어

11일 4.6 포항지진은 이례적 여진

[저작권 한국일보]21일 경북대 지진특화연구센터가 교내에서 개최한 '한반도 동남부 지진활동 현황 및 전망'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 대학 지질학과 유인창 교수가 한반도 동남부 지질 분포와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연달아 발생한 한반도 지진은 일본지진과 같은 판경계가 아니라 판내부의 복잡한 구조로 일어난 지진이어서 예측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경북대 지진특화연구센터는 21일 경북대 자연과학대에서 ‘한반도 동남부 지진활동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이론상으로는 한반도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판경계가 아닌 판내부 활동이고 지하 심부의 복잡한 구조로 발생해 어떠한 예측도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 세계 지진에너지의 98%는 일본지진과 같은 판경계 지진 활동이며 나머지 2%만 판경계에서 떨어진 판내부 지진활동이다.

서울대 지질학과 이기화 교수는 “1978년 이후 기상청 자료에 근거할 때 경주ㆍ포항지진과 관련 있는 양산단층에서 규모 5.0 이상 지진의 재현 간격은 80년”이라며 “2016년 경주와 지난해 포항지진은 다소 의외지만 이론상 앞으로 수십 년 간 양산단층대의 지진활동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지하 활성단층의 분포와 작용하는 응력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고 한반도 지진은 전 세계 지진 에너지의 2%를 점유하는 판내부 지진 활동이어서 어떠한 예측도 불확실하다”며 “양산단층 주변으로 크고 작은 단층이 많아 어디든지 규모 5.0을 능가하는 지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지질학과 유인창 교수도 “경상도 일대 분지는 지그재그 타입이고 경주지진의 진원지는 양산단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으나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북동 남서 방향의 단층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연구와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일대 알려지지 않은 단층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4.6 지진은 지난해 11월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서울대 이 교수는 “11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 여진으로 보느냐, 새로운 지진으로 보느냐 논란이 많다”며 “지난해 포항에서 5.4의 지진이 없었다면 새로운 지진으로 볼 수 있으나 포항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여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 이덕기 지진화산연구과장도 “같은 지역에서 5.4의 지진이 일어나고 3개월 만에 규모 4.0이상의 지진은 매우 드문 일이긴 하나 여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산대 지구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와 독일 키일(Kiel)대 지구물리연구소 최승찬 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용식 박사도 발표자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