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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0 13:29
수정 : 2017.03.20 22:57

사라진 KLPGA 우승자 얼굴, 중국의 사드 보복?

등록 : 2017.03.20 13:29
수정 : 2017.03.20 22:57

▲ 롯데 모자를 쓰고 있는 김해림/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중국의 이른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스포츠에마저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클럽 블랙스톤 코스(파73ㆍ6,362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새해 첫 대회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ㆍ우승 상금 1억500만원)에선 기부 천사 김해림(28ㆍ롯데)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배선우(23ㆍ삼천리)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그런데 TV 중계에서는 정작 우승자의 환한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김해림은 경기 내내 중계 카메라에 멀찌감치 잡히거나 뒷모습만 나왔다. 급기야 김해림이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방송사 화면은 갑자기 줌아웃해 선수들의 얼굴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작게 잡았다. 시상식은 아예 중계하지 않았다. 이런 선수가 또 한 명 있었다.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친 이소영(20ㆍ롯데)이 그랬다. 둘의 공통점은 롯데 골프단 소속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대회 주관 방송사인 중국 CCTV 5+가 김해림의 모자 정면에 새겨져 있는 메인 스폰서 롯데의 로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롯데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김해림을 제외한 배선우(23ㆍ삼천리), 김민선(22ㆍCJ오쇼핑),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 등 상위권 선수들의 얼굴은 문제없이 화면에 잘 잡혔다.

이번 대회는 장소만 중국이었을 뿐 KLPGA와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ㆍ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가 공동 주관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김해림의 우승 장면이 한국과 중국, 유럽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방송뿐 아니다. 대다수의 중국 언론에서는 우승자 김해림 대신 준우승한 배선우의 사진을 싣거나 아예 사진 없이 기사를 냈다.

스포츠에까지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중국의 최근 행태는 골프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중국 원정길에 오른 축구대표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이 한국 전세기 운항을 막아 원정 응원단 규모가 당초 300여명 규모에서 절반 수준인 140여명으로 크게 줄었고 직항편 대신 광저우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고 창사로 가는 불편을 겪었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중국축구협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안전 문제를 각별히 신경 써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할 만큼 우려를 낳고 있다.

스포츠 평론가인 최동철(74) 박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중계방송이 우승자의 얼굴을 잡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원칙이 없고 상식이 없다. 나 역시 체육기자 생활을 40여 년 이상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곧 열릴 중국과의 월드컵 예선 경기도 마찬가지다. 경기장에서 정치적 구호가 나오게 되면 중국 축구는 강력한 제재와 징계를 받게 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느냐를 자체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목소리를 못 낸다. 우리 스스로가 정치를 잘못한 것"이라는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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