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도 아베가”60%대 근접
일본 국민 절반가량이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소녀상을 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12억원) 출연을 결정한 데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TV도쿄가 지난 26~28일 18세 이상 남녀 1,055명을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 소녀상이 철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해ㆍ치유재단’에 돈을 지원하는데 대해 49%가 반대했다. 찬성은 37%에 그쳤다. 내각 지지층과 집권당인 자민당 지지층에선 반대가 52%로 더 많았고, 무당파층에서도 반대(48%)가 찬성(37%)을 앞질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닛케이는 “현재 한국에 대한 자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한국측이 국내여론을 지켜보면서 이전 시기를 찾고 있지만 언제 실현될지 불투명하다. 이전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일본내 보수파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국민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여론이 다수를 차지했다. 중국 선박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는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관련해 “중국에 더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5%였고, 대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은 37%였다.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에 대해선 러시아로부터 “일부라도 되돌려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54%로 다수였다.
반면 아베 총리의 인기는 더욱 상승하는 추세다. 그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총리직을 계속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59%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대는 29%였다. 닛케이의 지난 9~11일 조사에선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 연장 가능성에 45%가 반대하고 41%가 찬성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이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강조한 총리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로 분장한 채 ‘깜짝 등장’했다. 자신이 직접 나서며 도쿄올림픽을 홍보해 차기 대회까지 총리를 맡겠다는 장기집권의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특히 아베 정부는 이번 도쿄올림픽 홍보비용에만 133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상승한 62%로 나타나 2년만에 60%대로 올라섰다. 60%를 넘어선 것은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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