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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스포츠와 취미로 치매 예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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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스포츠와 취미로 치매 예방하세요”

입력
2017.10.16 20: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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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문의’ 정지향 이대목동병원 교수

“경도인지장애의 치매 악화 적극 막아야”

정지향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정지향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이다.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 환자인 셈이다. 2024년엔 ‘치매 100만명 시대’가 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노망’으로 불리는 치매가 생기면 환자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는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치매 때문에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매 전문의’ 정지향(48)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치매 예방과 관리법을 들었다. 정 교수는 “치매는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가 치매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를 설명하자면

“치매는 뇌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가 담당하고 있는 여러 인지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총체적인 증후군이다. 기억력만 떨어지는 경도(輕度)인지장애 단계에서 초기 치매 단계로 넘어가면 다른 인지 기능들도 장애가 생긴다. 예컨대 언어 능력이 떨어지면 단어 구사력이 감소하고, 시공간 능력이 떨어져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또한 전두엽 집행능력이 저하되면 일을 추진하고 수행하는 능력과 판단력도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심한 혼돈을 느끼며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이를 인식할 정도가 된다.

가장 흔한 치매로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다. 의학적으로 회복이 가능한 치매(뇌종양 뇌수두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비타민 결핍성 또는 알코올성 뇌중독증)와 어느 정도 회생이 가능하지만 뇌 병변 정도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회복 불가능한 치매(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그래서 회복 가능한 치매인지를 확인해 영구적으로 뇌가 손상되기 전에 치료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매 환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35만7,89명, 2015년 38만6,607명, 2016년 44만8,857명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여성이 71.3%(31만2,642명), 남성은 28.7%(13만6,215명)로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많았다(2016년 기준).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54.2%(24만2,097명)로 가장 많았고, 70대 34.8%(15만2,659명)로 70세 이상이 전체 진료 인원의 90%가 넘었다. 정부 보건재정은 물론 가족의 물질ㆍ심리적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2015년 치매 환자의 연간 총 관리비용이 13조2,000억원으로 추산돼 국내총생산(GDP)의 0.9%나 된다. 2050년엔 106조5,000억원으로 GDP 3%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0년 7,854억원이었던 치매 진료비는 2014년 1조6,142억원으로 4년 새 2.1배 늘었다.”

-여성 치매환자가 남성보다 2.5배나 많은데

“뇌 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주고 받으면서 정보를 보내고 저장한다. 이 때 통로로 이용되는 것은 신경전달 통로망인 시냅스들이다. 뇌 활동을 많이 할수록 신경전달 통로망의 밀도가 늘어난다. 즉, 신경 전선이 더 굵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활동을 오래하기에 신경세포 기능이 활성화되고, 신경전달 통로망 밀도가 늘어나 노화와 관련된 신경세포의 기능 저하를 더 쉽게 보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 여성호르몬을 들 수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여성이 폐경기를 거치면서 여성호르몬 공급이 중단되면 더 이상 신경계 손상을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 남성은 70대까지 남성호르몬이 일정 수준 이상 분비되면서 신경세포가 보호된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

“아직까지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혈관성 위험인자(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를 철저히 관리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면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1주일에 3~4일 이상, 30분 이상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유산소 운동이 인지기능 수행 시 주요 뇌 영역의 활동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어렵다면 계단 오르기, 걷기, 자전거 타기, 마당 가꾸기 등 활발한 신체 활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면 좋다.

뇌 건강을 위해 정제되지 않은 곡물과 함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신체 전반에 걸친 노화 관련 산화를 방지하는 영양소인 항산화제와 복합 비타민B의 좋은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선과 견과류를 통해 몸에 좋은 오메가 지방산을 먹도록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히 유지하고 피를 맑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비타민도 권한다. 비타민 C는 몸에서 생산돼 신경을 손상하는 산화 물질을 줄이고, 비타민 B군은 기억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음식은 되도록 줄이도록 한다.

이밖에 두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기술, 스포츠, 취미 활동 등 무엇이라도 괜찮다. 이미 아는 사실이나 자극만 반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으면 신경 전달 통로망인 시냅스가 퇴화돼 없어지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신념으로 노력하자.”

-치매 급증을 막을 방안이 있다면

“2024년엔 1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치매 환자를 줄이려면 지금부터 치매 전(前)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악화하는 것을 막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연구와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정보기술통신(ICT) 기반의 모니터링 및 로봇을 이용한 환자 돌봄 기술 개발이 뇌신경계 질환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중요한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 병원 뇌신경 특화 신기술 융합 의료기기 중개 임상시험지원센터는 치매 뇌졸중 환자 관리 등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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