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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르네상스] 세계잼버리 유치 새만금, 국제 명소로 떠오른다

입력
2017.08.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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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이어 32년 만에 개최

2023년 8월에 12일간 열려

창설 100주년, 역대 최대 규모

168개국서 5만여명 참가

경제파급효과도 1100억 달해

공항 등 인프라 구축에 속도

전북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을 아우르는 새만금이 2023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새만금 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민들은 대회 유치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항, 철도, 도로 등 새만금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고,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며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벌써부터 정부 차원의 지지약속이 이어지고 있어 한동안 버려졌던 새만금이 호남지역 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만금은 전북 군산과 김제ㆍ부안 앞바다를 메워 생긴 간척지로 1991년 11월 착공해 19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0년 4월 준공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9㎞)를 쌓아 2006년 4월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새 간척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409㎢(토지 291㎢, 담수호 118㎢)에 달한다. 현재 새만금 전체 예정 부지인 291㎢의 36%인 105㎢만 매립을 마쳤거나 조성 중이다.

2023세계잼버리대회는 ‘Draw your Dream’을 주제로 2023년 8월 전북 부안 새만금 관광ㆍ레저용지에서 12일간 개최된다.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8개국 5만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해 ‘꿈을 그리고 우정을 나누는’ 지구촌 축제 한마당을 펼친다. 새만금 세계잼버리장 9.9㎢ 부지에는 대집회장과 전시관,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전 세계에서 참석한 청소년들은 이들 시설을 둘러싸고 ‘국제텐트도시’를 형성하게 된다.

4년마다 열리는 잼버리대회는 민족과 문화, 정치적인 이념을 초월해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세계 청소년 야영대회다. 14∼18세의 스카우트 대원을 중심으로 국가별로 대표단을 구성해 참가한다. 이들은 야영생활을 하면서 피부색ㆍ종교ㆍ언어를 뛰어넘어 잼버리대회의 각종 행사와 과정 활동에 참여하고 개척정신과 호연지기를 기르고 국가 발전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잼버리 정신을 경험한다.

스카우트의 창시자 베이든 포우웰이 1920년 영국의 런던 올림피아에서 열린 제1회 국제야영대회에서 북아메리카 인디언 말로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어원으로 하는 잼버리(jamboree)를 처음으로 사용해 효시가 됐다. 국내에 스카우트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22년 ‘조선소년군 경성 제1호대’를 발대하면서다. 당시 조철호 선생이 식민지 소년들에게 꿈과 도전정신을 함양하려는 목적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우리나라는 1991년 강원 고성군에서 제17회 세계잼버리를 처음 개최했다. 당시 세계에서는 14번째, 아시아에서는 필리핀과 일본에 이은 3번째 대회 개최국이었다. 강원도는 대회 개최로 도로 확ㆍ포장 등 지역 개발이 앞당겨지고 아름다운 자연자원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전북도는 2022년 한국 스카우트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2023년 새만금 대회 유치를 추진해 왔다.

전북도가 대회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것은 유ㆍ무형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인돌ㆍ백제문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한 문화적 자산을 세계 각국 미래 지도자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한류 콘텐츠를 통해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잼버리대회는 다른 국제행사에 비해 기반 조성 등 추가 예산 부담이 적고 참가자들이 전액 자비를 들여 12일간 현지에서 체류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직ㆍ간접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전북연구원이 2023세계잼버리 대회기간 경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1,1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생산유발은 796억원이며 이 가운데 전북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531억원에 달하고 부가가치 293억원, 고용 1,054명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효과 외에도 도로 확ㆍ포장과 환경개선 등 지역발전과 국내 예술, 공연, 체육 등 다양한 문화발전 촉매제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국제적 지위와 신뢰가 크게 향상돼 외교적 수교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명품복합도시로 녹색친환경 개발을 추진 중인 새만금이 친환경ㆍ평화 추구라는 잼버리 이상과도 부합하고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현재 전 세계스카우트 1억명을 목표로 중국에 진출하려고 노력 중인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도는 이번 대회를 지방비와 국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저비용, 친환경, 고효율 대회로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발전 동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대회가 공항, 철도, 도로 등 새만금 간접자본시설(SOC)을 속도감 있게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잼버리 대회 유치가 확정된 17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전북도민의 노력이 새만금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문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반영해 새만금 사업을 국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전북도는 잼버리와 새만금의 시너지를 위해 가칭 ‘국제 청소년 드림특구’를 새만금에 지정하고 특구 내에 제2상설 야영장을 만들어 세계스카우트센터 유치, 잼버리 호스텔 등 핵심시설을 갖춰 개최 효과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프로그램 마련과 자원봉사자 양성, 청소년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 마련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잼버리 개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관련 법규 및 조례 제정,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연차별 단계별 전략을 세워 관련 예산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세계잼버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서는 새만금 인프라가 조기에 구축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 중앙정부와 함께 대한민국과 전북도의 미래상을 세계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겠다”며 “새만금 세계잼버리를 새로운 문명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마트 잼버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준비해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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