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영창 기자

등록 : 2017.05.17 16:22
수정 : 2017.05.17 17:30

‘재벌 저격수’ 김상조 입성… 공정위 행동반경 커질 듯

등록 : 2017.05.17 16:22
수정 : 2017.05.17 17:3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누구?

개혁적 성향 학자… 3월에 문 캠프 합류

강성 이미지 불구 합리적 규제 가능성 커

17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상조(55) 한성대 교수(전 경제개혁연대 소장)는 대표적인 진보 성향 경제학자이자 재벌개혁 시민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1962년 경북 구미시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재벌ㆍ금융시장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단체인 경제개혁연대를 20여 년간 이끌면서 소액주주소송과 재벌의 비리와 관련된 각종 고발 운동 등을 주도했다.

그는 개혁 성향이면서도 특정 정치세력과 직접 손을 잡는 것은 줄곧 마다하다 결국 지난 3월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과 함께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공직에 출사(出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노믹스(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구상) 설계자 중 한 사람인 김 후보자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개념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까지 경제민주화는 한국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하던 1987년 체제의 경제민주화(재벌 중심 경제 체제를 인정하되 규제를 통해 성장의 과실이 이전되도록 하는 것)였다”며 “저성장이 일상화한 상황의 경제민주화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공부 모임’을 함께 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큰 신임을 받고 있는 김 후보자가 위원장을 맡으면서, 공정위 위상은 한 층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탈규제를 강조했던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보다 공정위의 행동 반경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공정위의 중앙수사부’로 불리는 조사국(대기업 조사 전담조직)은 12년 만에 부활될 것으로 보이고,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 강도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의 한 간부는 “워낙 전문성 있는 분이 오시기 때문에 기대가 큰 편”이라며 “실제 이론을 실천에 옮기신 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내부 평판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상조의 공정위’가 대기업을 억누르고 반(反)대기업 정책을 잇달아 쏟아낼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지만 강성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매우 합리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한 경제부처 고위 인사는 “(보통의 학자 출신처럼) 원칙적이고 당위적인 구호만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팩트나 규정을 딱 짚어서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라고 그를 평가했다.

김 후보자 스스로 공정위의 완력만으로 대기업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그는 최근 “지금 다양한 경제상황에서는 공정위만으로 재벌개혁 문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상법 개정이나 금융위원회의 역할 등 다양한 방법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별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자본주의 거래의 기본원칙(상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출자총액제(한 기업이 회사 자금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총액을 제한하는 것) 부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총제가 매우 자의적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규제 수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속고발권(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고발 권한을 공정위에게만 인정하는 제도)을 폐지하는 문제 역시 고발 남용 등의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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