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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다시 길 떠나는 '3철'

입력
2018.01.21 16: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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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면 뉴스가 되고 그들이 움직이면 화제가 된다. 그들이 속하면 중심이 되고 그들이 자리하면 권력이 된다. 그들 스스로 '양날의 칼'이라고 했다.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이호철 전해철 양정철(나이 순) '3철' 얘기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긴 항해가 끝났다"며 '잊혀질 권리'를 앞세워 정치 일선에서 함께 퇴장했던 그들이 새해 초 동시에 언론에 등장했다. 그들은 친노ㆍ친문ㆍ패권을 뜻하는 '3철 프레임'을 극구 부인하며 문 대통령 곁을 떠났지만 귀환 방식과 메시지는 크게 달랐다.

▦초점은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며 문 대통령에게 백의종군 뜻을 전한 뒤 출국했다가17일 귀국한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다. 자신의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북콘서트를 위한 8개월만의 발걸음이다. 하지만 언행은 정치 밖을 맴돌았다. 대선 비화를 펴낼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민주주의와 언어가 주제인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책에서 "진보는 박정희를, 보수는 노무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성숙함의 표현인지, 신중함의 산물인지 알기도 어려웠다.

▦주변의 권유로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돌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언론 인터뷰에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남아 노무현의 역사를 공간에 새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문 정부가 성공하려면 여러 영역에서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고 대의에 따라 깊고 넓게 봐야 하는 만큼, 구시대의 막차인 자신이 자유로운 처지에서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양정철은 구원투수로 문 정부에서 뛰어야할 시간과 무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사 도전을 선언한 전해철 전 의원도 같은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양 비서관은 떠날 당시 "패권과 비선,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를 거두고 대통령의 머리와 가슴에 가득 찬 새 포부와 구상만 기억해달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대통령과의 상징성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을 떠돌 때 "권력과 거리를 두는 것보다, 귀국시 선거를 도왔던 그 많은 사람들이 걸어올 전화와 만남 요청이 더 두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의 북콘서트는 30일과 내달 6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그의 말처럼 많은 사람이 몰리고 바람도 불 것이다. '양비'와 3철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유식 논설고문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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