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59)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여론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관사와 집무실, 국회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6월 27일 특검 출범 이후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김 지사에 대한 첫 강제수사다.
특검은 2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상남도청에 위치한 김 지사 집무실과 관사에 최득신 특검보 등 수사인력 17명을 보내 디지털 자료와 개인 일정 등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국회에선 김 지사가 의원 재직 시절 사용했던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의원 시절 일정 관리 비서가 사용하던 컴퓨터가 주된 압수수색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압수수색이 무산된 바 있는 특검은 전날 오후 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집행에 들어갔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의 불법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이를 통해 6ㆍ13 지방선거에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특히 특검팀은 최근 김씨가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2016년 11월 김씨가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한 날짜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씨 일당이 킹크랩 시연을 위해 문건을 만든 날 김 지사가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김씨 일당이 불법적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지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해 왔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증거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말쯤 김 지사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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