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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7.05.16 17:30
수정 : 2017.05.16 17:30

“동물, 작품 속 보조출연 아닌 주인공”

등록 : 2017.05.16 17:30
수정 : 2017.05.16 17:30

이동기·윤정미·노석미 작가

세종문화회관 ‘畵畵(화화)-반려·교감’ 참가

윤정미(왼쪽부터), 노석미, 이동기 작가는 15일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전시가 관객들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물은 예술 작품에서 끊임없이 활용되는 소재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함께 살아온 동물들의 모습을 그리거나 형태를 본뜬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주술적, 상징적 의미가 아닌 사람과 함께하는 ‘반려’의 의미로 해석되며 등장하는 역사는 길지 않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는 시대, 이제 반려동물은 당당한 가족 구성원이 됐다. 이를 반영해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주제로 하거나 아예 동물을 작품 전면에 내세운 이들이 있다. 오는 7월6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畵畵(화화)-반려·교감’에 참가한 이동기(50), 윤정미(48), 노석미(46) 작가다. 이들은 15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작품에 녹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석미 작가의 '여자와 고양이'(왼쪽)와 이동기 작가의 '도기독'. 세종문화회관 제공

일본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톰과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를 합친 ‘아토마우스’를 만들어 한국의 팝아트 문화를 개척했다고 평가 받고 있는 이동기 작가는 진돗개를 모티브로 한 ‘도기독’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도기독은 그간 아토마우스 작품에 등장하긴 했지만 보조 캐릭터였으나 당당히 주인공이 됐다. 이씨는 “2000년대 초 작품 속 등장한 도기독을 보고도 강아지가 작품 소재가 될 수 있냐, 의미 없는 행위라고 지적 받기도 했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걸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기독의 얼굴은 네모나지만 몸은 유연해 로봇과 실제 강아지가 합쳐진 인상을 준다. 이에 대해 이씨는 “일본에선 로봇강아지가 망가지면 제사를 지내줄 정도로 감정이입을 한다고 들었다”며 “사람들이 로봇이지만 살아있는 존재로 느끼고 있는 현상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양이 그림책과 일러스트로 유명한 노석미 작가는 신작 ‘여자와 고양이’ 4편을 전시한다.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는 여성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 대신 고양이의 표정은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표현했다. 노씨는 “작품 속 주인공은 고양이이지만 정확하게는 여성 품 속에 안긴 고양이를 그렸다”며 “상냥하거나 순종적이지 않은 시크한 고양이의 매력을 담았다”고 말했다. 노씨는 여섯 마리의 고양이를 키워 온 ‘집사’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작품의 단골 소재가 됐는데 한 마리씩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노씨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사람들과 마찰이 일어날 때마다 굉장히 안타깝다”며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인간보다 부족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정미 작가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사진에 담아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윤정미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사진작가 2명 중 1명이다. 여자 어린이=핑크, 남자어린이=블루라는 성(性)차별 관행을 다룬 ‘핑크&블루 프로젝트’로 국제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장식한 윤씨는 이번엔 닮은 꼴 주인과 반려동물 사진으로 다가온다. 윤씨는 주로 2014, 2015년에 걸쳐 100여명에 달하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찍었는데 이 중 세 작품을 이번에 내놓았다. 윤씨는 “촬영하면서 사람들이 개를 가족으로 아끼고 좋아하는 걸 일관되게 느낄 수 있었다”며 “혼자 찍는 것보다 동물과 함께 찍는다고 하니 오히려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특히 작품 속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1인 가구의 비율도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윤씨는 “반려인과 반려동물 대부분이 닮아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작품을 보면 반려인들은 자신을 떠올리고,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어떤 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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