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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웃으며 맞는 독일… "감사" 울음 터뜨린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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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웃으며 맞는 독일… "감사" 울음 터뜨린 난민

입력
2015.09.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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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전국 140곳에 임시 수용시설

메르켈 "긴급 상황, 예외적 조치"

영국도 1만5000명 수용 방침

"지중해 섬에 난민공화국" 주장도

독일 중부 잘펠트역에서 독일 주민들이 5일(현지시간) 이 곳에 도착한 난민들을 향해 ‘환영’이라고 쓴 판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잘펠트=AP 연합뉴스
독일 중부 잘펠트역에서 독일 주민들이 5일(현지시간) 이 곳에 도착한 난민들을 향해 ‘환영’이라고 쓴 판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잘펠트=AP 연합뉴스
같은 시각 잘펠트 역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이 서툰 영어로 ‘고마워요, 독일’이라고 쓴 판지를 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잘펠트=AP 연합뉴스
같은 시각 잘펠트 역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이 서툰 영어로 ‘고마워요, 독일’이라고 쓴 판지를 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잘펠트=AP 연합뉴스

“난민 여러분, 독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역은 기차에서 쏟아져 나오는 난민들과 이들을 반기는 환영 인파로 가득 찼다. 시리아에서 헝가리로, 다시 오스트리아를 거쳐 이곳 독일까지 고단한 여정을 이어 온 난민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서툰 영어로 “고맙습니다. 독일”이라는 문구를 찢어진 판지에 적어 화답하는가 하면 벅찬 기쁨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을 품에 꼭 안고 나온 난민도 있었다. 한 독일 남성은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이민자의 후손”이라고 말했다.

뮌헨역에 도착한 난민들은 이주민 수용센터로 이동하며 망명 등록을 하게 된다. 이후 독일 곳곳의 보호소에 분산 수용된다. 이를 위해 독일은 드레스덴 육군 장교 학교 등에 임시 난민 수용소(350명 규모)를 마련하는 등 전국 140곳에 막사 및 텐트 등 수용시설을 마련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5일 “헝가리에서 온 난민을 제한 없이 입국 허용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난민들이 이들 나라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하루 6,000여명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유입됐으며, 6일에도 1만 여명이 추가로 도착했다. 미처 헝가리를 출발하지 못한 난민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난민 500여명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175㎞ 도보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국경 도시 니켈스도르프까지 걸어 들어온 뒤, 수도 빈까지 기차로 이동한다. 난민들은 여기서 오스트리아에 체류할 것인지 독일로 갈 것인지 선택하는데, 독일행을 택한 난민들은 다시 독일 남부 뮌헨 역까지 기차로 이동한다.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난민들을 사실상 아무런 제지 없이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더블린 조약을 무시한 이번 결정은 긴급한 상황을 감안한 예외적인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더블린 조약에 따르면 유럽에 유입된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난민 수용에 비교적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영국도 난민 캠프에서 시리아인들을 영국으로 직접 이주시키는 ‘취약자 재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시리아 난민 1만5,000명을 수용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바닷길이나 육로로 대륙을 넘어오는 것은 위험하다”며 “영국이 난민 캠프에서 직접 데려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난민 브로커 등 인신매매 조직들에 대한 군사 행동에 착수하는 동시에 내달 초 의회에서 시리아 공습 재개를 위한 지지를 얻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일이 올해 난민 수용 관련 경제 부담액이 100억유로(약 13조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에 난민 신청자는 폭발적으로 늘면서 올해에만 80만명의 난민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5일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20만3,000명이며 여기에 투입된 비용을 토대로 올해 경제부담액을 산출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의 한 억만장자가 “지중해 섬에 난민들이 사는 나라를 세우자”고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집트 통신재벌 나구이브 사위리스는 6일 트위터에 “지중해 섬에 난민 공화국을 만들 수 있도록 그리스나 이탈리아 정부가 섬을 매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중해에는 버려진 섬들이 많고 이들 중 하나 이상 살 수 있다”며 “즉흥적인 제안이 아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에는 1,200여개의 섬이 있으며 이 중 10%가 개인 소유로 알려졌다.

핀란드 백만장자 총리 유하 시필레 총리도 핀란드 중부 킴페레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내년 1월1일부터 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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