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가수 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도전하며 양동이에 가득 찬 얼음물을 뒤집어 쓴 지 9일이 지났다. 그 동안 일일이 손 꼽아 세기 힘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얼음물 샤워에 동참했다. 피라미드 형식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연예계는 물론 스포츠계, IT업계, 정치계 등 각계각층으로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그리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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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스포츠스타 편 '한국 미국 독일 일본… 해외파도 동참'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 병과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돕는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으로 올 여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6월 30일 미국 골프 채널의 아침방송 진행자들이 단체로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 각자 원하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이 이벤트가 루게릭병과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 골프선수 크리스 케네디 덕이다. 케네디는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아내의 사촌인 재닛을 지목했다. 재닛은 11년 간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도전에 응했고, 이 영상을 본 지인들이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해 캠페인에 참가하면서 퍼져 나갔다. 또 201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은퇴한 보스턴 칼리지의 야구선수 피트 프레이츠가 트위터로 이 내용을 전한 것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세계적으로 퍼뜨린 계기가 됐다.
특히 국내에선 루게릭병 투병 중인 박승일 전 농구 코치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며 화제가 됐고, 스포츠인들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연예계에선 논란도 불거졌다. 이 캠페인의 취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홍보를 위한 이벤트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일부 여성 연예인의 경우 선정적인 복장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배우 유아인씨는 이 캠페인 참여자들의 진정성 논란에 대해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의 차이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갈라놓아선 안된다"며 "뭐가 그리들 못마땅한가요. 팔짱 풀어요. 소음은 줄어들고, 유행은 서서히 식겠죠. 진심들과 효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겁니다"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그라들지 않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에 대해 선행이 놀이문화와 결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기부에 인색한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꺼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기분 좋게 웃는 얼굴을 우리가 되새겨 봐야 할 이유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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