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등록 : 2017.11.30 18:04
수정 : 2017.11.30 18:09

불이 나야만 나올 수 있었던 번식장 개 78마리

등록 : 2017.11.30 18:04
수정 : 2017.11.30 18:09

[가족이 되어주세요] 142. 포메라니안·푸들·몰티즈 5~10세 78마리

경기 시흥 화재가 난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몰티즈가 털을 깍고 단장을 한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 17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불법 번식장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개농장은 동물자유연대가 당초 불법 번식장으로 추정돼 구조를 하려던 경기 시흥에 있던 곳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급하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새 26마리의 개들은 화재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경기 시흥 번식장에서 살던 개들이 화재로 인한 연기로 검게 그을려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옆 컨테이너 박스에는 다행히 목숨을 건진 78마리의 개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번식장에서 힘들게 살아왔던 데다 연기에 그을리는 등 상황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상황의 긴급성을 감안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와 활동가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이 현장을 찾아 나머지 개들을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지자체 보호소로 옮겨진 개들은 케이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다 활동가들의 손에 이끌려 나온 이후 엉켜있는 털뭉치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박 원장이 급한 대로 육안으로 검사를 한 후 치료가 시급한 개들을 우선으로 병원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의 가정에 이동시켰습니다.

경기 시흥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78마리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남은 45마리를 기다리고 있던 건 혹독한 추위였습니다. 활동가들은 인근 철물점에서 보온재를 구해와 케이지를 감쌌지만 다음날인 19일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결국 올리브동물병원, 치료멍멍 동물병원, 탑동물병원, 더힐 동물병원, GN 동물병원, 경인 동물병원, 광진 동물병원, 이플 동물병원, 야옹 동물병원, 바라봄 동물병원의 협조로 병원에 옮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번식장에서 구조한 동물들의 대부분은 포메라니안, 푸들, 몰티즈 등 소형견들입니다.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냄새도 심하고 털이 뭉쳐있었지만 목욕과 단장을 마치고 나니 같은 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외모들이 예쁩니다.

경기 시흥 화재가 난 번식장에서 살던 푸들이 구조돼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78마리 가운데 수컷은 10마리, 암컷이 68마리입니다. 나이는 5~10세 사이가 많은 편이며 10세 이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치아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고 정밀 검사를 모두 진행하지 못했지만 번식장 동물들이 대부분 안고 있는 자궁축농증, 유선종양 등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자궁축농증은 중성화수술을 진행하면 대부분 별 문제없이 치료되지만 유선종양은 따로 1~2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각각의 성격이나 건강을 파악하진 못했지만 대부분이 사람을 너무 따릅니다. 하지만 건강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배변 훈련에도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평생을 번식장 케이지에서만 보낸 이들을 기다려주며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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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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