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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태권도시범단은 조폭시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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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태권도시범단은 조폭시범단?

입력
2017.08.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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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명예 높인다더니 상습폭행 물의

선배들의 구타로 시퍼렇게 멍든 피해자 허벅지. 피해자 측 제공
선배들의 구타로 시퍼렇게 멍든 피해자 허벅지. 피해자 측 제공
선배들의 구타로 시퍼렇게 멍든 피해자 허벅지. 피해자 측 제공
선배들의 구타로 시퍼렇게 멍든 피해자 허벅지. 피해자 측 제공

계명대 태권도시범단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계명대 태권도학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태권도시범단 선배들이 신입생 후배를 4월부터 이달 초까지 상습폭행했다는 주장에 따라 본격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시범단원인 태권도학과 3학년 A(21)씨 등 2~4학년 남학생 6명은 16일 오후 7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 태권도시범단 동아리방에서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시간 동안 머리를 바닥에 박고 손을 등에 얹고 버티게 하는 원산폭격을 시켰다. 또 길이 1m, 지름 10㎝ 가량의 플라스틱 파이프로 허벅지를 때리는 등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1학년 B(18)군 등 신입생단원 7명(남 4, 여 3)을 11차례나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혐의다.

A씨 등은 어두운 동아리방에서 불을 끄고 손전등을 비추며 목검이나 몽둥이 등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수십 대씩 때렸고, 머리를 박고 손을 등에 대게 하는 ‘원산폭격’도 수시로 강요했다. 어떤 때는 5시간 이상 원산폭격을 했고, 이 때문에 머리에 피가 나고 딱지가 앉은 뒤 머리카락이 다 빠진 경우도 있었다. 11차례의 폭행 횟수는 가해자들이 인정한 경우만으로, 피해학생들은 실제로는 거의 매주마다 이 같은 무차별 폭행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폭행 이유는 신입생들이 졸거나 웃거나 부르는데 곧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등 별 것 아닌 것들이었다. 피해 학생들은 선배들의 학교 과제나 빨래까지 대신해 준 적도 있고, 일부 4학년은 신입생 여학생을 불러 마사지를 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대구 성서경찰서 관계자는 “부모 입장에서,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릴 정도였다”며 “한 점 의혹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24일 오후 2시 체육대학장과 태권도학과, 시범단 관계자 및 학부모 등이 참석, 간담회를 열고 재발방지 등 대책을 논의 중이다.

계명대 태권도학과는 1996년 지방대학 최초로 설립된 태권도학과로, 1998년 시범단을 창단했다. 시범단은 각종 국내외 행사 등에서 신기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줘 학교 이미지를 높이고 민간외교사절단 역할도 톡톡히 했지만, 이번 폭행 사태로 그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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