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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1호 에어포켓에서 지옥 같은 ‘1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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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1호 에어포켓에서 지옥 같은 ‘160분’

입력
2017.12.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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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걸 기다리는 두려움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자들이 낚싯배 선창1호의 선미 부분을 현장감식하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류효진기자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자들이 낚싯배 선창1호의 선미 부분을 현장감식하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류효진기자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 생존자 중 심모(31)씨 일행 3명은 선창1호(9.77톤) 내부 ‘에어포켓’에서 무려 2시간 43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초 3일 오전 6시 5분 사고 발생 후 7시 43분 인천구조대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경은 구조 시점이 이보다 약 1시간 뒤인 오전 8시 48분이었다고 4일 확인했다. 에어포켓은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물에 잠기지 않아 공기층이 형성돼 있는 곳을 가리킨다.

심씨 일행은 언론 인터뷰에서 “물이 차갑고 산소가 부족한 것도 힘들었지만 이대로 죽는 걸 기다려야 한다는 두려움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에어포켓 사투 상황을 전했다.

친구 사이인 심씨 일행은 사고 당시 선창1호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에 있었다. 선실은 다른 낚시객들로 꽉 차 조타실 아래쪽 쪽방 같은 선실에 머물러야 했는데 전화위복이 됐다. 심씨는 “‘쿵’ 소리가 나며 순식간에 배가 뒤집히고 전등까지 나가면서 깜깜해졌다”며 “도저히 낚싯배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어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으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심씨 일행은 산소가 빨리 닳을까 봐 말을 줄여가며 구조대를 기다렸고, 구조대와 유일한 연결 채널인 스마트폰 배터리도 아껴 써야 했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사고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난 뒤 썰물로 물이 빠지며 배에 공기가 좀 더 공급됐고, 선반도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3명이 모두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사고 당시 수온은 10.5도로 물에 잠긴 상태에서 예상 생존시간은 3시간 미만이지만 심씨 일행이 저체온 상태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계속 치료 중이며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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