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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급식 이유 있었네.. 입찰정보 해킹에 교직원 골프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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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급식 이유 있었네.. 입찰정보 해킹에 교직원 골프 접대

입력
2016.12.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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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자-행정실장 등 3명 적발

서울 37개 사립 중-고교에서

4년간 431회 75억원 낙찰받아

김씨가 관리한 '인맥노트'. 서울경찰청 제공.
김씨가 관리한 '인맥노트'.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 급식을 낙찰 받기 위해 경쟁업체 입찰 정보를 해킹한 급식 납품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입찰 정보를 해킹하고 학교 담당자들에게 골프 등 향응을 제공해 특혜를 받은 혐의(입찰방해 및 배임증재 등)로 급식 납품업체 대표 김모(52)씨와 서울 A고 행정실장 김모(57)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학교 행정실장 16명은 비위사실을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37개 사립 중ㆍ고교에서 시행하는 급식 전자입찰에 참여해 431회에 걸쳐 75억6,000만원을 낙찰 받았다. 이들은 최종 낙찰은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에서 자동 선정되나 경쟁입찰은 학교에서 업체를 지명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낙찰률을 높이려 9개 급식 납품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학교 측 조건에 맞는 업체들을 같은 학교에 입찰하도록 해 후보 3~5곳 중 2~4곳이 지명되도록 하는 식이다. 또 관계없는 업체가 후보에 오르면 해당 업체의 전 직원 등을 동원해 전자조달시스템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입찰정보를 미리 파악했다.

김씨 일당은 후보업체 선정권한이 있는 학교 행정실장들에게 국내외 30차례, 930만원 상당의 골프를 접대하거나 공짜 식사를 제공하며 ‘계약 맺은 급식 업체가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도 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행정실장 개인정보와 낙찰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인맥노트’까지 만들어 로비 대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2,000만원 이하 급식은 투찰(제시)금액의 평균 87.7∼90% 선에서 낙찰되지만 피의자들이 참가한 입찰은 95.3∼99.1%의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급식 납품업자끼리 담합하거나 학교 관계자들과 유착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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