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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바빠진 금융권

입력
2015.0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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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우리·농협은행 이미 준비 착수… 증권·보험·카드사 등도 도전 의지

금산분리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금융사들은 앞다퉈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미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이 공개적으로 진출 의사를 밝힌 상태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젊은층 고객이 인터넷은행으로 급격히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자회사 형태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올해 안에 스마트뱅킹 총괄 플랫폼인 ‘IBK원뱅크’를 인터넷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말 취임식에서 “인터넷은행을 통해 디지털 금융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김주하 농협은행장 역시 최근 “쉽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은행 금융사들의 목소리는 좀 더 적극적이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아예 장기적인 인터넷은행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미 모회사(일본 SBI홀딩스)가 일본에서 인터넷은행을 운영 중이어서 실제 운영상의 노하우에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증권ㆍ보험ㆍ카드업계는 예금ㆍ대출 계좌를 가질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기존 업무에 십분 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온라인 증권사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키움증권의 권용원 사장은 최근 “온라인 증권거래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인터넷은행에도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등도 “당장 계획은 없다”면서도 “진출하게 된다면, 은행 계좌개설로 빠져나가던 수수료 절감은 물론 예금을 받아 확대되는 자산을 운용할 여력도 커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기업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등도 내부적으로 인터넷은행 진출의 실익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벌’이라는 딱지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들 금융사들은 정부의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이 구체화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먼저 해소돼야 각 사가 가진 자본력과 기술력 등을 감안해 다른 업체와의 연합 여부 등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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