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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흥행몰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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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흥행몰이 어디까지?

입력
2017.06.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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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제공

지지율 2% 꼴찌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처럼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박스오피스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개봉 열흘 만에 100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돌파하며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을 세웠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난달 24일 개봉)와 ‘원더우먼’(지난달 31일 개봉) ‘미이라’(6일 개봉)로 이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은 흥행 질주라 더 주목된다.

‘미이라’가 87만명을 싹쓸이하며 역대 개봉일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6일에도 ‘노무현입니다’는 11만명을 모았다. 6일까지 누적관객수가 137만명에 이른다.

영화사도 놀라는 기색이다. ‘노무현입니다’의 한 관계자는 “상영 2주차 주말에도 관객수가 줄지 않았고 좌석점유율과 스크린도 개봉 첫 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국민 경선 과정을 담는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지지에서 시작된 ‘노풍’은 이인제 대세론을 뒤엎으며 역전 드라마를 펼쳐낸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작가를 비롯해 변호사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담당한 국가정보원 직원과 개인 운전기사 등 39명의 인터뷰가 중간중간 삽입돼 ‘인간 노무현’을 조명한다.

◆주요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추이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상영 내내 극장 곳곳에선 흐느낌이 멈추지 않는다. 아예 작정하고 휴지를 준비해 갔다는 후기도 온라인에서 종종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영화가 “노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추모 의식”처럼 소비되고 있다고 해석한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관객들이 이 영화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을 쏟아내고 지난 보수정권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고 있다”며 “이런 경향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 시작돼 ‘변호인’(2013)을 거쳐 ‘노무현입니다’에서 마침표를 찍었다”고 분석했다.

타이밍도 절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영화 개봉 시기가 맞물리며 폭발력을 더했다. ‘노무현입니다’와 똑같이 노 전 대통령을 다뤘지만 개봉 시기(지난해 10월)가 빨랐던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19만명을 동원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장기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 다큐멘터리 흥행 1, 2위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명)와 ‘워낭소리’(293만명)는 소규모 상영관에서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2개월 이상 장기 상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노무현입니다’는 개봉 첫날부터 580개 스크린을 확보했고 첫 주말엔 775개까지 늘었다. 현재도 55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초반 흥행몰이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앞의 두 영화가 소재와 주제에서 보편성을 지녔던 반면 ‘노무현입니다’는 확장성의 한계가 뚜렷하다. 김형호 분석가는 “‘노무현입니다’ 관객층은 지지자 중심일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한이 해소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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