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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재개 앞두고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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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재개 앞두고 갈등 재점화

입력
2018.08.21 17:36
수정
2018.08.21 19: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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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통화 조작” 공개 비난

中매체 “美패권주의 수용은 안돼”

“정상 담판 전 기싸움” 해석도

그림1 미국 정부의 관세인상 조치 표적이 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중국 광조우의 태양광 발전소. AP 연합뉴스
그림1 미국 정부의 관세인상 조치 표적이 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중국 광조우의 태양광 발전소. AP 연합뉴스

80여일만에 재개될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공개 비난하는 등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기세다. 중국 역시 전ㆍ현직 지도부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전열을 가다듬은 듯 결사항전 분위기가 뚜렷하다.

미국과 중국은 22~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4차 무역협상을 열 계획이다. 5~6월에 진행된 세 차례 협상이 부총리ㆍ장관급이었던 데 비해 이번엔 데이비드 멀패스 재무부 차관과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이 나선다. 이를 두고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양측이 11월 다자간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 간 담판을 상정해놓고 대화ㆍ협상의 로드맵을 짜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은 협상을 코 앞에 두고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틀림없다”면서 “무역협상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경고를 통해 이번 협상에서 중국으로부터 위안화 절상을 끌어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축통화 발행국 지위를 이용해 1985년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와 가치를 절상시켰던 플라자 합의 때처럼 환율을 무기 삼아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을 주저앉히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플라자 합의 이후 ‘잃어버린 20년’의 늪에 빠졌다.

미국은 오는 23일 160억달러(약 17조9,040억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강행할 태세이고, 추가로 2,000억달러(약 223조8,000억원)어치 관세 부과를 위한 공청회도 진행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승부사 기질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확실히 항복할 때까지 무역전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분위기도 간단치 않다.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일제히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이 일방주의로 일관하면 무역전쟁을 끝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명한 평론가 뉴탄진(牛彈琴)도 “협상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미국의 패권주의적 태도를 수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무역전쟁 발발을 대중 봉쇄전략으로 인식하고 단호하게 대응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일부 양보안을 내놓더라도 굴욕을 당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위안화 문제의 경우 대규모 외자 이탈을 막기 위해 일정한 성의를 보일 여지가 있지만, 과거 일본이 당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160억달러 규모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도 예정대로 진행할 공산이 크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이 수세에 몰렸다고 판단해 항복을 받아내려 하고 중국은 굴욕적인 양보를 할 경우 국가적 체면과 국익 손상을 우려하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편으로는 11월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정상 간 담판을 의식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기싸움의 성격도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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