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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에 업은 훈센 집권당, 캄보디아 총선서 의석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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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에 업은 훈센 집권당, 캄보디아 총선서 의석 싹쓸이

입력
2018.07.30 18:18
수정
2018.07.30 19: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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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민 의사 대변 실패” 즉각 비난

캄보디아ㆍ中은 “서방의 질투” 맞불

3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거리 한 편에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훈센 총리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프놈펜=로이터 연합뉴스
3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거리 한 편에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훈센 총리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프놈펜=로이터 연합뉴스

캄보디아 여당이 최근 캄보디아 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경제적ㆍ정치적 지원에 힘입어 총선에서 압승했다. 제1야당 강제 해산으로 사실상 라이벌이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 대해 미국은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비난했다. 캄보디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9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125석 의석을 모두 차지했다고 전했다. CPP는 자체 집계를 토대로 77.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종 결과는 다음달 15일 발표된다.

33년째 캄보디아를 통치해 온 ‘스트롱맨’ 훈센 총리가 5년 간 더 집권하게 된 이번 총선 결과에 미국 정부는 즉각 비난 성명을 냈다. 훈센 총리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강제 해산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서 치러진 선거라는 이유에서다. 백악관은 “미국은 29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캄보디아 시민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CNRP 해산 이후 일부 캄보디아 인사들의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했던 미국 정부는 비자 제한 확대 등 추가 제재 조치 방침도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도 즉각 날을 세웠다. 페이 시판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미국 정부의 성명은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투표하러 간 캄보디아 국민들 뜻에 반하는 것이자 캄보디아를 위협하려는 시도”라며 미국의 비난을 맞받았다. .

캄보디아 정부의 이 같은 날 선 대응은 중국의 ‘묻지마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은 캄보디아를 미국과 주변국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인권 보호 등의 조건 없이 캄보디아를 후원해 왔다. 당장 30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중국ㆍ캄보디아 관계에 대한 서방의 시기 질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서방의 캄보디아 총선 비판은 캄보디아가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 결과는 독립을 이뤄내고 경제를 성장시킨 훈센 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 재확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악관이 지적한 훈센 총리의 야당과 언론 탄압과 관련해서도 중국 외교부는 수 차례 공식적으로 “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캄보디아에 양허성 차관 7억5,000만달러를 지원하고, 도로ㆍ교량 등 SOC 건설에 20억달러를 투자해 왔다, 지난 19일에는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군 현대화에 1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상응해 캄보디아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홍위병’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2016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첨예화하는 과정에서부터 캄보디아는 시종일관 중국 측 입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중국의 동남아 최대 우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과 캄보디아의 접근을 차단하려 애써 왔지만 오히려 자국과 캄보디아와 관계만 악화되고 있다.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우리(캄보디아)는 우리를 통제하려는 어떤 나라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캄보디아 원조에는 여러 조건이 붙어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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