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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참패 책임져라’ 백악관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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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참패 책임져라’ 백악관 자중지란

입력
2017.12.14 16:5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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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연설 중 법인세 21%로 인하 등 세제개편 계획을 다시금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연설 중 법인세 21%로 인하 등 세제개편 계획을 다시금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이례적 승리를 거두면서 의회와 백악관에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승리에 고무된 민주당은 벌써부터 세제개편안 투표 지연 등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고 있는 반면, 백악관은 뒤늦게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공화당 측에 전날 앨라배마주 선거에서 승리를 사실상 확정 지은 더그 존스가 등원할 때까지 세제개편안 표결을 늦출 것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상원 공화당원들이 앨라배마 출신의 새로 선출된 의원에게 투표할 기회도 주지 않고 세제개편 단일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며 “표결 일시 중지”를 요청했다. 슈머 대표는 앞서 2010년 건강보험 법안 표결 연기와 지난해 연방대법관 지명자 청문회 연기 등 민의를 반영키 위해 의회 일정을 늦춘 선례들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 존스는 빨라야 26일, 늦으면 내달 3일 당선이 공식 발표돼야 등원 가능하다.

일정상 실제 표결이 늦춰질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설 만큼 원내 역전극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공화당으로선 전날 선거로 인해 상원 의석이 전체 100석 중 52석에서 51석으로 줄어들어 2표만 이탈해도 단독 입법이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화당은 선거에서 패배한 로이 무어 후보의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을 떠안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애써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이날도 상ㆍ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1%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에 최종 합의했다며 다음주 합의안 통과를 자신했다.

앨라배마주 선거가 가장 큰 상흔을 남긴 곳은 도리어 백악관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무어 후보를 지지하지 않다가 선거 막판인 이달 초에 입장을 바꿨다. 이를 두고 백악관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조언한 빌 스테피언 정치전략가, 무어를 적극 지원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책임자를 지목,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내가 애초 루서 스트레인지(무어의 경선 경쟁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무어가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옳았다. 로이는 열심히 했지만 그에게 불공정한 판이었다”고 말하는 등 당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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