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8.05.24 10:59
수정 : 2018.05.24 11:34

아시아 유방암 환자, 젊고 예후 나빠… 유전적 차이

등록 : 2018.05.24 10:59
수정 : 2018.05.24 11:34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동양‧서양환자 유전자 분석

유방암 초음파 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것은 유전적 차이 때문이라는 사실이 국내외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서구권 여성 유방암 환자의 85%는 폐경 후 유방암이 발생한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유방암 환자의 50%는 서양여성과 달리 폐경 전 유방암이 발생한다. 40세 이전 젊은 여성에게 유방암이 발병할 경우 진행 속도가 빨라 각종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예후가 좋지 않다.

남석진 삼성서울대병원 암병원 유방외과 교수와 박연희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 소장과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정밀종양학 분야 과학자인 정얀 칸(Zhengyan Kan) 박사와 공동으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아시아 유방암 환자의 특성을 밝힌 연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받은 유방암 환자 187명에게서 얻은 암 조직 유전체를 분석한 뒤, 이를 다시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의 데이터(TCGA)와 비교해 아시아와 서구구권 유방암 환자를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국내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39.3세로 국제 컨소시엄 평균 58.3세에 비해 20세 정도 젊었다.

연구결과, 아시아 환자는 ‘여성호르몬/성장호르몬 수용체 양성(ER+/HER2+)’의 비율이 서구권 환자보다 높았다. 연구팀이 확인한 해당 유형의 환자비율은 16.1%로, 국제 컨소시엄에서 발표한 서구권 5.4%보다 3배 높았다. 여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수용체 양성 비율이 높으면 암이 빨리 자라 예후가 좋지 않은데 아시아 환자가 여기에 속한다는 것이다.

분자생물학적으로도 차이가 났다. 치료가 쉽지 않은 루미날 비(luminal B)형 환자가 아시아 환자는 39.2%로 33.2%인 서양 환자보다 많았다. 반대로 서구권 환자는 여성호르몬 수용체(ER+)는 있지만 암의 활성도가 낮아 예후가 좋은 루미날 에이(luminal A) 유형이 43.7%로 아시아 환자(28.3%)보다 높았다.

아시아와 서구권 유방암 환자는 유전변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BRCA’ 유전자의 변이가 아시아 환자는 10.8%였지만 서구권 환자는 4.7%에 불과했다. 또 다른 암 관련 유전자인 ‘TP53’도 아시아 환자는 47.9%, 서구권 환자는 32%로 대조를 이뤘다.

박연희 교수는 “아시아 여성에게 유방암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해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이번 연구로 유방암과 관련한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가능해져 향후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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