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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지역] 알카에다와 연대 강화… 동아프리카 안보가 흔들린다

입력
2018.06.22 18:00
수정
2018.06.22 18:4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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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테러단체 알샤바브 다시 꿈틀

# 1991년 내전 발생 후 21년 만에소말리아 2012년 새 정부 수립통치권은 아직도 전역 못 미쳐

# 케냐 등 인접 국가 움직임이 중요 비인도적 난민 정책 펼치면 얄샤바브 지지로 이어질 수도

2011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중심부의 교육부 청사 입구에서 트럭이 폭발해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했다. 소말리아 당국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알려진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가디슈=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1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중심부의 교육부 청사 입구에서 트럭이 폭발해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했다. 소말리아 당국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알려진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가디슈=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13일 소말리아 군인들이 지난 8일 수도 모가디슈 남쪽으로부터 450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알샤바브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서 잔해들을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13일 소말리아 군인들이 지난 8일 수도 모가디슈 남쪽으로부터 450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알샤바브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서 잔해들을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인 소말리아는 강력한 씨족 중심의 사회구조와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내부가 분열되어 있다. 이슬람을 믿고 있는 소말리족이 대부분을 차지해 단일 민족국가라고 할 수 있지만,소말리족이 다시 하위야(Hawiyaㆍ25%), 이샥(Ishaakㆍ22%) 다로드(Darodㆍ20%), 그리고 라한웨인(Rahanweinㆍ17%) 등으로 나뉘며, 압도적 다수 종족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 식민지배 경험은 분열을 더 부추겼다. 19세기에 들어와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의 침략으로 분할된 소말리아는 독립 후에도 하나의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했다.

2012년 소말리아는 1991년 내전 발생 이후 최초로 대통령을 선출하고 공식 정부를 수립했다. 하지만 아덴만에 위치한 소말리랜드, 북동부의 푼트랜드 등 통치권이 완전히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존재하며, 정부 전복을 노리는 무장단체의 테러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알샤바브는 2011년까지 소말리아 중남부 지역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었던 알 이슬라미(AIAI)에 뿌리를 둔 단체다. AIAI는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독재정권을 타파하고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는 목적을 가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중심이 된 지하드 조직이다. 이들은 2006년 소말리아에 과격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우려한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공하자, 소말리아인들의 민족주의 정서를 이용해 소말리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주요 세력으로 등장했다.

2011년 이후에는 당시 소말리아 임시정부의 요청으로 케냐군이 주축이 된 아프리카연합(AU)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알샤바브의 거점을 공격하면서 세력이 급속하게 와해됐다. 2011년 8월 약 2만2,000명의 아프리카연합평화유지군(AMISOM)이 알샤바브가 장악한 모가디슈를 공격해 장악했고, 2012년 9월에는 소말리아 남부에 있는 제2도시 키스마요(Kismayo)를 공격해 알샤바브를 몰아냈다. 알샤바브는 키스마요를 잃어버리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게 됐고, 주요 활동지역을 국경지역이나 난민캠프로 옮겼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2013년 9월 알샤바브가 자행한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나이로비=로이터 연합뉴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2013년 9월 알샤바브가 자행한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나이로비=로이터 연합뉴스

비슷한 시기 케냐는 알샤바브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2011년 10월 당시 북쪽 국경을 따라 증가하는 난민과 지역의 불안정을 우려한 케냐는 소말리아 남부지역을 침략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강대국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소말리아의 국가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이에 알샤바브는 케냐의 개입을 소말리아에 대한 침략행위로 규정, 소프트 타깃을 대상으로 케냐에 대한 보복성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2013년 케냐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2014년 6월 라무 카운티 해안의 음페케토니 및 마젬베니 테러, 2014년 소말리아 인근 만데라 지역에서의 버스 테러, 2015년 4월 가리사 대학 테러 등을 일으켰다.

소말리아에서 밀려난 알샤바브는 케냐를 비롯해 우간다 등 인접국에 대한 보복 테러를 감행하며 동아프리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2010년 7월 스페인과 네덜란드 월드컵 결승전을 시청하고 있던 우간다의 캄팔라 나이트클럽에서 세 번 폭탄테러를 가해 74명이 숨졌다. 이 공격은 AMISOM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우간다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수도인 모가디슈의 가장 번화가에서 사상 최악의 폭탄테러가 발생해 300명이 사망하고 276명이 부상했는데, 소말리아 정부는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 테러는 사하라이남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테러공격으로, 알샤바브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갖게 만들었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알샤바브가 다시 강력한 테러 조직으로 재건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2009년 이후 알샤바브는 예멘에 거점을 둔 아라비아 반도의 알카에다(AQAP)와 연계 및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알샤바브가 알카에다 동아프리카 지부로 발전할 경우 이들의 활동은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물론 새로 출범한 소말리아 정부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치를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겠지만, 알샤바브를 없애기 위해서는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예컨대 소말리아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케냐가 소말리아인을 대상으로 가혹한 군사작전을 펼치거나 비인도적인 난민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알샤바브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케냐 정부가 알샤바브에 대한 군사적 대응과 함께 2013년 체결된 소말리아 난민 본국 송환협정을 통해 난민촌을 폐쇄하고 난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을 취하기 시작하자, 이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주변국의 잘못된 대처가 계속될 경우 알샤바브가 소말리아는 물론이고 인근 동아프리카 지역의 중요한 무장테러조직으로 살아 남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지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김광수 한국외대 아프리카 연구소 HK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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