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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코끼리는 왜 조련사를 밟아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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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코끼리는 왜 조련사를 밟아 죽였나

입력
2017.08.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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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에서 관광객을 태운 코끼리가 조련사를 밟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드벤처 존 페이스북
그림 1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에서 관광객을 태운 코끼리가 조련사를 밟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드벤처 존 페이스북

최근 수년간 코끼리가 관광객이나 조련사를 살해하는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인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에서 관광객을 태운 코끼리가 투어 도중, 조련사를 밟아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짐바브웨 여행업자협회는 지난달 25일 “3일전 공원 내 ‘어드벤처 존’에서 근무하던 코끼리 조련사 에녹 쿠판다다(50)씨가 수컷 코끼리 무반제에게 밟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드벤처 존에서 관광객을 태우는 투어를 강요당하던 무반제는 분노와 좌절이 쌓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반제는 조련사를 밟아 죽인 후, 공원 야생동물을 관리하는 레인저에게 사살되었습니다. 무반제는 서른 살이란 젊은 코끼리였습니다.

짐바브웨 동물학대방지협회(ZNSPCA)를 비롯한 많은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코끼리는 결코 길들여질 수 없다”고 경고해왔습니다. 글리니스 본 ZNSPCA 선임조사관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에게 납치되어 작은 우리에 갇힌 어린 코끼리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 이외에도 정신과 육체가 완전히 무너지도록 고문과 학대를 받으며 조련사에게 복종하게 된다”며 “관광객을 태우거나 곡예를 하도록 강요당한다. 이는 악질적이고 잔혹한 행위로 나중에 어떤 비극을 초래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며 코끼리에게도 복수심이 있다는 것을 경고했습니다.

그림 2짐바브웨의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코끼리들이 어릴 때부터 각종 학대를 받으며 곡예를 하도록 강요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드벤처 존 페이스북
그림 2짐바브웨의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코끼리들이 어릴 때부터 각종 학대를 받으며 곡예를 하도록 강요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드벤처 존 페이스북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는 태국이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리조트에서도 코끼리 타기는 인기 있는 관광 상품입니다. 하지만 코끼리들은 사육사의 채찍이 두려워 인내하고 있을 뿐, 결코 좋아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해 4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는 15년 동안 관광객을 태운 50세 암컷 코끼리 삼보가 과로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삼보는 등에 관광객을 태우고 45분쯤 지났을 때 쓰러졌다고 합니다. 기온이 40도를 넘는 가혹한 환경에서 호흡곤란과 심장발작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의 오락을 목적으로 코끼리를 혹사시키는 관광산업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앙코르와트를 보호, 관리하는 압사라 재단(APSARA Authority)은 이 사건 후 코끼리의 사인과 노동환경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광객에게는 일생에 한 번 타는 기회인지 모르지만 이를 위해 코끼리는 평생 가혹한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코끼리를 사용한 관광업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3월에서 5월에 걸쳐 무더위가 이어지고, 코끼리가 사망하는 사고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합니다. 세계동물보호협회(World Animal Protection)가 이 문제에 나선 덕분에 114개 글로벌 기업은 더 이상 코끼리를 관광업에 사용하는 장소를 방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것은 시대가 변하고 있으며 관광산업의 선도자들이 이러한 관행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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