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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캐디가 요즘 대세? '가족은 나의 힘' 우승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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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캐디가 요즘 대세? '가족은 나의 힘' 우승 봇물

입력
2017.06.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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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환과 가족/사진=K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요즘 골프장은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갤러리뿐이 아니다. 가족 덕을 톡톡히 누리는 선수들도 눈에 띈다. 최근 가족이 캐디 백을 메고 우승하는 선수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추세다.

지난 18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는 188cm 최장신 골퍼 이정환(26ㆍPXG)이 2010년 데뷔 후 7년여의 무명 설움을 딛고 데뷔 첫 우승을 달성했다. 한 편의 드라마를 쓰듯 이뤄진 그의 우승 뒤에는 군에서 갓 제대한 동생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경기 후 밝혀졌다.

이정환은 KPGA 사상 초유의 2주 연속 같은 선수(김승혁)와 벌인 연장 승부에 입술이 바짝 말랐다. 그는 캐디 백을 멘 동생에게 "떨린다"고 했고 형을 안심시키려는 동생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긴장이 풀어졌다고 한다.

이정환의 동생은 골프를 잘 모르는 일반 대학생으로 최근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형의 제안을 받아들여 골프 백을 메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환은 "동생에게 골프에 관해서 물어보는 건 없지만 옆에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며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심리적 안정을 찾은 비결을 설명했다.

형 덕에 동생은 학비 걱정을 덜게 돼 상부상조다. 이정환은 "우승했으니까 용돈도 자기가 달라는 대로 줘야겠다. 캐디 피는 물론이고 복학하면 학비까지 책임지기로 했다"며 흐뭇해했다.

가족 캐디라면 지난 6월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 오픈에서 2013년 8월 이후 약 4년 만에 정상에 오른 김지현2(26ㆍ롯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아버지의 힘으로 우승을 만들었다. 오랜 기간 우승 갈증에 시달리던 김지현은 "지난해부터 종종 아버지가 캐디 백을 메주셨고 그때마다 성적이 좋아 아버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우승으로 아버지에게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집중력도 높아지고 퍼트도 더 잘됐다. 좋은 선물을 드려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일 1년간의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 정상(통산 4승)에 선 캐나다 골프 천재 브룩 헨더슨(20ㆍ캐나다)은 골프 선수인 친언니가 캐디 백을 멘다. 언니 경기 때는 자신이 직접 캐디로 나서기도 한다. 이날 헨더슨은 아버지 데이브 헨더슨이 보는 앞에서 친언니이자 캐디인 브리타니 헨더슨과 호흡을 맞춰 우승을 일궈낸 데 대해 "정말 놀라운 경험이고 완벽한 날"이라며 언니를 향해 "브리타니와 함께 하는 것이 기쁘다. 우리는 좋은 팀"이라고 감사했다. 언니는 "우리는 (가족을 넘어) 베스트 프랜드이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에 출전한 리오나 매과이어(22ㆍ아일랜드)는 캐디가 15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로 화제를 낳았다. 헨더슨 자매처럼 둘 다 미국 명문 듀크대에서 골프 장학생인 현역 선수라는 점에서 궁합이 잘 맞는다. 당시 동생 캐디로 나선 언니 리사는 "우리는 한 팀으로 호흡이 좋다. 조언할 때와 가만히 있어야 할 때를 서로가 잘 안다"고 전했다.

친동생을 캐디로 두고 도움을 받는 선수로는 KLPGA의 김다나(28ㆍ문영)도 있다. 가족 캐디는 마음의 안정을 얻고 특히 스타급이 아닌 일반 선수들의 경우 비용 절감의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때론 지나친 간섭과 전문성 결여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골프계 관계자는 "선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캐디의 역할"이라며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도 "캐디는 단순히 백을 메고 클럽을 챙겨주는 역할을 넘어 선수들의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가족은 아무래도 그런 면(전문성)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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