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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재학생ㆍ졸업생들 ‘직장인 단과대’설립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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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재학생ㆍ졸업생들 ‘직장인 단과대’설립 반발

입력
2016.07.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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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평생교육 하는 ‘미래라이프대’추진

학생들 ‘대학 목적 퇴색시키는 학위장사’라며 반발

재학생들 3일째 본관 앞 점거농성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 모인 재학생들이 30일 낮 12시쯤 경찰이 교내에 진입해 농성하는 학생들을 진압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 모인 재학생들이 30일 낮 12시쯤 경찰이 교내에 진입해 농성하는 학생들을 진압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여대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를 설립하기로 하자 재학생ㆍ졸업생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는 2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농성은 28일 오후 2시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 이후 3일째다. 미래라이프대 신설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심의하던 이날 회의에서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 여론수렴 없이 졸속으로 직장인 단과대 설립을 추진한다’며 총장 면담을 요구했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의 농성으로 본관에서 회의를 하던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이 본관에 갇혀있다가 30일 낮 12시쯤 학교측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내면서 46시간만에 나갈 수 있었다.

이화여대가 신설하는 ‘미래라이프대’는 교육부가 추진하는‘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하 평단사업)’의 일환이다. 평단사업이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직장인 또는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에게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선취업ㆍ후진학’ 장려 사업이다. 이화여대는 지난 15일 동국대ㆍ창원대 등과 함께 이 사업에 선정됐다. ‘미래라이프’ 단과대는 건강ㆍ영양ㆍ패션 등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과 미디어콘텐츠를 제작하는 ‘뉴미디어 산업 전공’으로 구성된다.

미래라이프대 신설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교육의 초점이‘산업’에 맞춰져 학문 탐구라는 대학의 목적을 퇴색시킨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대 특성에 맞춰 뷰티ㆍ패션전공을 설립한다는 것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졸업생 한모(26ㆍ여)씨는 “정말 산업교육을 강화한다면 왜 로봇공학 등 관련학과는 신설하지 않고 뷰티 학과를 만드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학생들은 또한 정식 입시로 선발되지 않는 미래라이프대 학생들이 평생교육원의 이름이 아닌 이화여대의 이름으로 학위를 받게 하면 학교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굳이 기존 단과대와 중복되는 과정을 만들고 3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건 '돈을 벌기 위해' 학위를 판매하려는 것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측은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이대의 건학이념과 맞다는 입장이다. 이화여대 입학처 관계자는 “고려대ㆍ한양대ㆍ중앙대 등에는 이미 고졸 재직자 전형이 있어 우리 대학도 고등교육의 문호를 더 넓힌것”이라며 “기존 학생들과의 입학공정성을 위해 일부러 정원 외로 인원을 선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학내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사는 아니라 그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점거 농성중인 이화여대생들이 1층 입구로 들어서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다. 이날 학생들의 점거 농성 도중 경찰 병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에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발해 사흘째 점거 농성중인 이화여대생들이 1층 입구로 들어서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다. 이날 학생들의 점거 농성 도중 경찰 병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뉴시스

이화여대 재학생ㆍ졸업생들은 “학생들의 평화로운 농성에 학교측이 경찰을 동원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다쳤다”며 “최경희 총장은 미래라이프대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학생들 앞에 나와 이번 사태를 모두 책임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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