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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감의 ‘타는 목마름으로’, 그리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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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감의 ‘타는 목마름으로’, 그리고 눈물

입력
2017.03.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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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회의 도중 민중가요 틀어 논란

“정의 잊지 말자” 눈시울 붉혔지만

“신중치 못한 처신” 비판도 나와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13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진실과 정의를 위한 마음을 잊지 말자”며 민중가요를 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장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한 소회를 밝힌 뒤 “지난 토요일 마무리 (촛불)집회할 때 마지막에 ‘타는 목마름으로’를 제창했는데 마음 속으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고 눈물을 흘렸다”며 휴대폰으로 민중가요인 ‘타는 목마름으로’를 찾아 참석자들과 들었다. 이날 간부회의에는 실ㆍ국장 등 20여명이 참석했고, 회의 장면은 시교육청 내 사무실에 TV로 생중계됐다.

장 교육감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서 약한 사람들과 그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 해왔다”며 “여러분도 그렇게 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다짐하자는 뜻에서 함께 불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마땅하지만 나라로서는 불행하고 슬픈 일이다. 대통령이라도 헌법을 어기면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 공무원도 헌법과 법률을 잘 준수해서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중간에 감정이 북받치는 듯 연신 눈물을 훔쳐냈으나 참석자 모두 노래를 따라 부르지는 않았다. 장 교육감은 지난해 말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제19차 촛불집회에 한번도 거르지 않고 모두 참석했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김지하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로 가수 김광석 안치환 김원중 등이 불렀으며 1990년대 시위현장에서 애창되었던 민중가요다. 장 교육감은 1980년대 참교육운동을 하다 해직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불법이던 시절 광주지부 초대 사무국장과 지부장, 합법노조 초대 광주지부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장 교육감이 공식회의에서 민중가요를 들려준 데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교육청의 한 직원은 “ ‘타는 목마름으로’를 들으며 문득 해직과 전교조 운동 과정에서 겪었던 자신의 힘든 경험이 떠올라 한 순간 감정이 복받쳐 우신 것 같다”며 “회의 중에 민중가요를 튼 것이 이례적이지만 본인의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식이라 생각해 부담스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 박모(55)씨는 “교육청 간부들만 모인 곳에서 자신의 심정을 전달하기 위해 민중가요를 들려줬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전 직원들에게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하는 행동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등을 고려할 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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