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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협녀' '협박녀' 그리고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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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협녀' '협박녀' 그리고 이병헌

입력
2015.08.0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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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녀, 칼의 기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협녀, 칼의 기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이 주연한 ‘협녀: 칼의 기억’(‘협녀’)이 5일 오후 서울 자양동의 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병헌의 스크린 밖 불미스러운 일로 개봉이 미뤄졌던 영화가 공식 소개된 자리이니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다. 영화에 대한 품평이 담긴 기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화제에 올랐다.

‘협녀’는 고려 말을 시공간으로 세 검객의 숙명을 그렸다. 이병헌은 고려의 왕이 되고자 하는 야심가 유백을 연기했다. 유백과 사랑하는 사이인 월소는 전도연, 출생의 비밀을 지닌 채 복수에 불타는 젊은 여인 홍이는 김고은이 각각 맡았다. 연기력을 인정 받은 세 배우가 호흡을 맞췄다는 점만으로도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협녀’는 당초 지난해 연말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병헌의 일명 ‘50억 협박녀 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봉을 무기한 미루게 됐다. 영화를 지휘한 박흥식 감독과 전도연, 김고은으로서는 의도치 않게 불미스러운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이병헌의 연기에 대해선 호평이 나오고 있다. 강렬한 눈빛으로 권력에 대한 욕망과 월소를 향한 애절한 사랑을 표현했다는 평가다. ‘이병헌은 이병헌이었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올 정도로 호연을 펼쳤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언론시사회를 마쳤을 때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이병헌은 살인로봇 터미네이터로 짧게 등장하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말들을 들었다.

이병헌은 좋은 배우다. 배우는 연기로서 평가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SNS와 기사 댓글은 냉소적인 반응들이 채우고 있다. ‘연기는 잘하는데…’로 시작하는 글들이 많다. ‘협녀’가 지닌 ‘이병헌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제목이 협녀가 뭐야.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자꾸 협박녀가 떠오른다’며 직격탄을 날린 네티즌도 있다.

이병헌이 출연한 한국영화 중 개봉일을 잡지 못한 영화는 아직 한 편 더 있다. 인기 만화작가 윤태호의 동명 만화를 밑그림으로 삼은 ‘내부자들’이 지난해 만들어졌으나 아직 극장가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협녀’의 흥행 성과와 이병헌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내부자들’의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말이 충무로에 나온다.

이병헌은 ‘50억 협박녀 사건’ 이후 출연을 확정 지은 한국영화가 없다. 할리우드영화 ‘황야의 7인’과 ‘비욘드 디시트’에만 출연하며 충무로를 멀리하는 모양새다. ‘협녀’ 개봉을 앞두고 그 흔하디 흔한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의 ‘황야의 7인’ 촬영 일정이 인터뷰를 할 수 없는 공식적인 이유다. 과연 이병헌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딛고 한국영화계에 제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5일 첫 공개된 ‘협녀’에 눈길을 쏠릴 수 밖에 없던 하루였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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