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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처럼 귀하게” “부친끼리 인연”… 북중, 비핵화 협상 결속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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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처럼 귀하게” “부친끼리 인연”… 북중, 비핵화 협상 결속 확인

입력
2018.03.28 17: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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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원칙

시진핑 “대화 통한 평화해결 지지”

쌍중단ㆍ쌍궤병행 강조 가능성

주한미군 문제 등도 꺼냈을 수도

“북중관계 회복” 한목소리

선대 유훈 거론하며 공감대

제재 완화ㆍ경제지원 의견 나누고

베트남식 北 개방도 숙고 가능성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 27일 이틀간 두 차례 6시간 이상을 함께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면한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북한이 장기관점에서 중국ㆍ베트남 식 개혁개방을 추진할 경우를 전제로 두 정상이 상당한 수준의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였다. 북중 양국 관영매체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이 문제와 관련해 의견 일치를 봤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중국 CCTV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와ㆍ안정 유지, 대화를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했다.

북한과 중국의 기존 입장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원칙으로 ‘단계적ㆍ동시적 조치’를 강조하고 이에 호응해 시 주석이 쌍중단(雙中斷ㆍ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상 동시 진행)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북중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장단기 대책도 두루 점검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줄곧 악화해온 양국 관계의 회복이 향후 한반도 정세 급변 과정에서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북중 친선을 “대를 이어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고 이어가야 할 숭고한 의무”라고 강조하자 시 주석이 부친 시중쉰(習仲勳)과 김일성ㆍ김정일 간 친분까지 언급하며 화답한 건 의미심장하다. 향후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 과정에서 ‘한 배’를 탈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양국 관계 정상화의 구체적 방안으로 단기적으로는 대북제재 완화 여부와 대북 경제지원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중국ㆍ베트남식 개혁ㆍ개방 가능성도 논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지만 전방위 대북제재로 인한 어려움이 상당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중국의 제재 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도 ‘민생’을 명분으로 공간을 열어둬야 북한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단기적으로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셈이다.

장기적인 관계 회복 즉 북한의 개혁ㆍ개방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노출되거나, 시 주석이 일방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형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가 전제되는 평화체제가 확립되면 적극적으로 개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을 수도 있다.

두 정상이 주한미군 문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미국에 체제 안전을 요구하는 핵심 현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도 동의할 수 있는 대목이고 경우에 따라선 대미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양국 간 군사교류나 미군의 대북 공격시 안보 확약 등이 논의됐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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