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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바닥에 충돌 흔적 없어… 전복 원인 '너울성 파도'로 모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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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바닥에 충돌 흔적 없어… 전복 원인 '너울성 파도'로 모아져

입력
2015.09.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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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객 무거운 짐에 불법개조 탓

적재용량 초과해 파도 취약 가능성

허위 기재자들 대부분 선장 지인

돌고래호의 사고 원인은 ‘너울성 파도’에 따른 전복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면서 과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사고 원인조사에 나선 과학수사관들이 7일 제주 추자도 인근 청도에 포박된 돌고래호 배 밑부분을 확인한 결과, 충돌하거나 긁힌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평현 제주해경본부장도“배가 양식장 그물에 걸렸으면 스크루에 밧줄이 남거나 긁힌 상처가 생기는데 깨끗했다”며 충돌 흔적이 없음을 시사했다. 너울성 파도가 전복의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돌고래호가 낚시객들의 무거운 짐과 불법개조 등으로 적재용량을 초과해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전복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선박 전문가들이 FRP선박은 너울성 파도에 견디는 힘이 약해 위험하다고 밝혀 파도로 인한 사고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낚시배 선장 A(53)씨는“대부분의 낚시어선은 선미에 낚시객들을 위해 물받이(1.5~2톤) 시설과 낚시의자 등을 설치하고 있다”며“선박안전검사에는 뜯어놨다가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법 개조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직 해수부 직원도 “낚시어선의 불법 개조는 현행법 위반이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한다”며“불법 개조한 배에 정원 초과와 과적으로 인해 파도를 이기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목포에서 선박수리업을 운영하는 박모(61)대표는“모든 선박은 톤수에 맞게 승객정원을 정한 것은 과적을 막기 위함”이라며“낚시배들이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자리를 늘리고 바다물이 안 들어오게 물받이 등을 설치하면 최대 5톤까지 늘어난다”고 털어놨다.

윤재진(68) 추자도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전복된 청도 인근은 다른 곳에 비해 조류가 세고 너울성 파도가 많이 생기는 곳이라 추자도 어민들도 잘 가지 않는다”며“높은 파도에 의해 전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돌고래호 승선원 명부에 허위 기재된 사람들이 대부분 선장의 친인척 혹은 지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낚시어선 승선예약자중 취소자가 발생할 경우 현지에서 다른 승객을 모객하기 위해 명부 조작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돌고래호 전복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이 너울파도인지 양식그물 탓인지는 배를 인양하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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