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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과 교육의 방향

입력
2017.08.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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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술의 발달이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인간을 둘러 싼 환경의 변화는 사회, 경제, 과학, 교육 등 사회 전분야로 확산되어 삶과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기에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비를 하여야 한다. 그 중 제일 중요한 문제가 인간의 역할과 관련된 교육의 문제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 사물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을 통합하여 혁신을 일으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변혁, 또는 인간과 사물이 현실과 가상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 등 다양하게 정의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실 등이 대표적 키워드로 꼽히며, 우리에게는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로 인식돼 왔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은 기술교육 및 재교육 강화를, 안철수 후보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창의교육 시행을 공약하는 등 후보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여건 마련을 내세웠다. 정부도 시대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학교는 단계적으로 34시간 이상,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17시간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 교과로 실시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기능적인 측면이 강하며, 그마저도 일부 입시학원의 얄팍한 상술로 변질되거나 국가 지원금을 받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바뀌는 징후가 벌써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지금은 창의성과 유연성을 키우고 자기의 모든 지식들을 연결해 사고하는 방식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도 대화를 한다. ‘사물이 대화를 한다고?’라고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주입식 교육을 유연한 사고를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더욱이 수많은 사건과 정보들이 서로 얽혀 있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동료와, 심지어는 사물들과의 협업을 통해 종합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영화에서 보듯 기계보다 못한 인간이 되어 기계의 지배를 받는 최악의 상상을 면하려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계가 주는 미래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사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구태의연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토론식 교육과 프로젝트 수행일 것이다. 배운 지식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여 문제를 풀고 협업의 훈련을 위하여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여야 한다. 일부 대학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이 아직 새로운 방식에 적응을 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수업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일단락 짓는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식이 아쉽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한국은 교육제도를 전면 개편하거나 개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제도로 완전 대체해야 한다.”

그는 이미 15년 전에 우리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해주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 이전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만 우리의 앞날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임채환 경운대 항공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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