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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네가와트’와 원전

입력
2017.07.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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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부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자신이 가진 것은 꿈과 무한한 자신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그가 몇 년 전부터 꿈꾸고 자신감을 보이는 분야가 신재생에너지다. 6년 전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목격해서인지 그는 “인류에게는 원전 사고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그가 주목하는 나라가 몽골이다. 햇살 강하고 바람 많은 몽골의 고비 사막 같은 곳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하면 전세계 전력의 3분의 1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은 아직 초보 단계인 데다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만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소유한 저수지나 담수호 등에서 수상 태양광 발전을 하면 모두 5,966㎿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원전 1기가 1,000㎿ 정도를 생산하니 원전 6기분 만큼의 전력을 이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자는 둥 전력 생산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절약이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불, 석유, 원자력, 수소ㆍ태양에 이은 다섯 번째 에너지로 절약과 효율을 든 적이 있다. 전력을 아끼고 제품의 효율을 높이면 그만큼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된다. ‘네가와트(Negawatt)’라는 용어의 등장도 같은 의미다. ‘부정적인’이라는 뜻의 네거티브(negative)와 전력 단위인 메가와트(megawatt)를 합친 이 용어는 ‘절약한 전기’ 정도의 뜻이 된다.

▦ 2030년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나왔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요 전망 워킹 그룹’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반영해 미래 전력 수요를 예측했더니 기존 전망보다 훨씬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전력 생산 기술이 다양해지고 전력 사용의 효율성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가운데 미래의 수요 또한 당초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면 원전에 집착할 필요도, 탈원전 정책에 반발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이념전쟁이라도 하겠다는 태세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광희 논설위원 kh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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