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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양한 수업 자율권 줬더니… 국영수 주당 2시간 더 시킨 자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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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양한 수업 자율권 줬더니… 국영수 주당 2시간 더 시킨 자사고

입력
2017.10.19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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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가 권고 기준보다 초과운영

인문계보다 자연ㆍ공학서 두드러져

설립 취지 이행 못한 채 대입 올인

/2017-10-18(한국일보)
/2017-10-18(한국일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이 일반고보다 국어ㆍ영어ㆍ수학 교과시간을 주당 2시간 가량 많이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성을 보장받는 대신 다양한 교육과정을 꾸리겠다는 설립 취지와 반대로 입시 중심 수업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7학년도 자사고 교육 편성 현황’에 따르면, 전국 44개 자사고 가운데 국ㆍ영ㆍ수 3개 교과가 일반고 편성 기준인 90단위(주당 15시간 x 6학기)를 넘는 학교는 전체의 65.9%인 29개교였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일반고 학생들보다 3년 간 국ㆍ영ㆍ수 과목을 주당 평균 2시간(11.9단위) 더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일반고가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 총 204단위 중 180단위를 교과수업으로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학교 수업이 대입 위주로 변질되지 않도록 180단위 가운데 국ㆍ영ㆍ수 등 3개 기초교과의 수업단위는 50%(90단위)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자사고의 경우엔 설립 취지가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학교’라는 성격 등을 고려해 해당 기준을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자사고들은 다양한 시도 대신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향상을 위한 국ㆍ영ㆍ수 중심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특히 인문계열보다 자연ㆍ공학계열의 집중 편성 사례가 많았는데, 자연ㆍ공학계열에서 일반고 기준을 넘어서는 학교는 27개교, 인문계열은 14개교였다. 두 계열 모두 초과한 학교도 14개교에 달했다. 일반고는 주당 평균 15.0시간을 국ㆍ영ㆍ수 수업에 할애하는 반면 광주 송원고의 경우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각각 18.0, 18.8 시간을, 서울 동성고는 17.2, 18.2시간, 서울 선덕고는 16.7, 18.3시간, 전북 군산 중앙고는 16.5, 17.3, 전북 상산고는 15.6, 18.0시간 편성했다. 각 교육청들은 “기초과목을 과다 편성하는 학교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감점조치하는 방법으로 이를 관리ㆍ감독하고 있지만 완전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국어고 역시 ‘어학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유 의원에게 제출한 ‘외국어고 계열별 대학 진학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외고를 졸업한 4,780명 중 1,796명(37.6%)만이 어문계열에 입학했다. 반면 비인문사회계열인 이공계열과 의약계열 진학 졸업생이 각각 190명, 84명에 달했다. 유 의원은 “자사고ㆍ외고가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경로로 변질되고 있다”며 “교육과정 자율권 등 특혜를 축소해 고교 서열화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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