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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취~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 ‘더 잔인한 4월’

입력
2017.04.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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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ㆍ꽃가루 등에 노출

환자 4년새 11%나 증가

방치하면 수면 질 낮춰 피로

축농증 등 생기기 전에 치료해야

코 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각해져 올해에는 ‘더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 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각해져 올해에는 ‘더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 비염.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 비염. 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자동차 매연, 개ㆍ고양이털….

코 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 등으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올해는 ‘더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 노출되면 정상인도 알레르기 비염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2012년 598만 명에서 2016년 667만 명으로 11.6%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가족력으로 생기는 경우 많아”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물질(알레르겐)을 감지한 뒤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 유발 물질로는 미세먼지와 꽃가루를 비롯, 동물 털, 집먼지진드기 등이 꼽힌다.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공기 중에 항상 떠다니는 4월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가혹한 달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엔 알레르기 비염이 계절에 관계없이 1년 내내 발생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계절성 질환’에서 ‘통년성 질환’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이 병원에서 피부반응검사로 진단 받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841명)의 계절별 진료 시기를 살펴본 결과, 모든 계절에 비슷했다. 봄(3~5월) 25.3%, 여름(6~8월) 22.5%, 가을(9~11월) 24.6%, 겨울(12~2월) 27.6%였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끊이지 않고 코 막힘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심하면 눈ㆍ코ㆍ목 부위의 가려움증과 두통, 후각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천식ㆍ아토피성 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위중한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비염으로 인한 코 막힘 증상은 학습ㆍ업무 능률을 저하하고 수면 질을 낮춰 졸음과 피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생기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양쪽 콧구멍이 모두 막혀 숨쉬기 힘들면 만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코가 막히면 수면 중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압 차이로 인해 귀가 먹먹한 증상까지 나타난다.

김동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가족력이 큰 질환으로, 한 가족 내에 여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며 “2차 감염이나 합병증으로 부비동염(축농증)이 생기기 전에 빨리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식염수로 코 세척하는 것도 도움돼”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은 회피요법, 국소용 및 경구용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원인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을 회피요법이라고 한다. 항원에 대한 노출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노출을 최대한 줄여 증상을 완화하고 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회피요법으로도 일상생활에 불편하다면 완치보다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는 대증적 약물 치료가 알레르기 비염의 1차 치료다. 약물치료로는 먹는 항히스타민제나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등이 쓰인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10명 가운데 7~8명 정도는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2차적 감염이나 합병증이 의심될 때는 항생제가 필요하다.

약물로 호전되지 않으면 면역요법을 쓴다. 면역요법은 피부반응검사ㆍ혈액검사로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찾은 뒤 원인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해당 물질에 대한 면역을 높이는 방법이다. 피부에 알레르겐을 주사로 주입하는 ‘피하면역요법’과 혀 밑에 알레르겐을 투여하는 ‘설하면역요법’ 등이 있다. 다만 면역요법은 3~5년 정도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장기간 약물이나 면역요법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코 구조에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코 안쪽 살이 비대해 코가 자주 막히거나 콧속 연골(비중격)이 휘어져 숨쉬기 힘들면 비염에 취약할 수 있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코 안쪽 살이 비대하면 고주파레이저를 이용해 콧속 점막은 보호하면서 코 안쪽을 없앤다. 콧속 부피가 넓을수록 알레르겐에 반응하는 면적이 넓기에 부피를 줄이는 것이다.

콧속 연골인 비중격인 한쪽으로 굽은 비중격만곡이라면 비중격교정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초등학교 5학년 미만에게 권장하지 않는다.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고, 성장기여서 자칫 콧속 유착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잘 낫지 않던 알레르기 비염도 개인별 환경적 위험ㆍ악화 요인을 찾아 맞춤 치료하면 기대 이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다만 시판 약 가운데 점막수축제 성분이 든 약은 함부로 사용하면 알레르기 비염이 되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식염수 세척으로 코 청결을 유지해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주사기를 이용해 생리식염수를 하루 2번 정도 코 안에 주입해 코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수분을 공급해 주는 방법이다.

또한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심할 때에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고 귀가 후 노출 부위를 깨끗이 닦아야 한다. 매일 사용하는 베개, 이불 등도 자주 털어 먼지를 없애고 면역력을 높이는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알레르기 비염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천 소파ㆍ카펫 등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다.

-이불은 주 2회 이상 햇볕에 말린다.

-바닥은 걸레질을 한 뒤 청소기를 돌린다.

-시트ㆍ이불 커버를 주 1회 이상 세탁한다.

-꽃가루 기상 정보를 매일 체크한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면 외출을 삼간다.

-환기는 창문을 조금 열고 단시간에 끝낸다.

-외출할 때 마스크나 안경을 쓴다.

-외출 후 옷이나 머리를 털고 집에 들어간다.

-세안과 양치를 꼼꼼히 하고 코를 푼다.

-애완동물은 침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자료: 하나이비인후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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