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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한당' 변성현 감독 "청불 등급 솔직히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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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한당' 변성현 감독 "청불 등급 솔직히 아쉽죠"

입력
2017.05.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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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불한당ㆍ17일 개봉)은 기존의 뻔한 범죄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언더커버(잠복 수사), 마약, 조직 폭력배 등의 소재는 전형적인 범죄물과 다를 바 없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와 두 남자 주인공의 진한 감성이 영화를 지배한다.

메가폰을 잡은 변성현 감독은 전작이 청불멜로영화 '나의 PS 파트너'(2012년)다. 설경구조차 "이걸 만든 감독이 범죄영화를 썼다고?"라며 의아해했다. 게다가 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는 '신세계'(2013년)가 언더커버 범죄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힐 시기였다.

"장르만 정해놓고 시나리오를 안 쓰고 있었는데 그 때 '신세계'가 대박이 터졌죠. '불한당'이 유사한 영화로 보일까 봐 주변에서 우려와 반대가 많았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언더커버 인물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과감히 거세했죠. 제가 평소에 느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불한당'은 초반 경찰 신분을 숨기고 교도소에 잠입한 현수(임시완)와 교도소를 진두 지휘하는 재호(설경구)의 첫 만남이 그려진다. 교도소가 주 배경인 범죄영화 '프리즌'과 비교되며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프리즌'과는 시나리오 자체가 비슷하게 나왔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촬영감독 집에서 함께 봤거든요. 보고 나서도 '불한당'은 다른 영화로 보일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누군가 했던 이야기라고 해서 소재를 선택하며 신경 쓰지 않아요.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제가 하는 모든 영화가 비슷할 것 같은데요. '와~ 이거 되게 신선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는 재주가 없어요."

변 감독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설경구, 임시완의 감정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극중 재호와 현수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은 영화의 중심을 잡는 주춧돌이다. 재호와 현수는 관객으로 하여금 브로맨스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재호와 현수의 엘리베이터 신을 섹슈얼하게 찍고 싶었어요. (설)경구 선배나 (임)시완이한테 따로 얘기하지 않았는데 설 선배는 눈치를 채더라고요. 시완이에게는 그냥 이 신에 집중해서 진심으로 연기하면 된다 정도만 말했어요. 현수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것들을 신경 쓰며 연기하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임시완은 변 감독이 자신에게 이렇다 할 디렉션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변 감독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임시완) 스스로 연기를 참 잘했다"고 말했다. "카메라를 보면서 놀랄 때가 많았어요. 조명을 그렇게 잘 받는 배우는 처음 봤는데, 전에 본 적 없는 눈빛이 나올 때 감탄했죠.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짓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참~ 그리고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요?"

'불한당'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폭력적인 장면이 주로 등장하지만, 피로 범벅 된 영화는 아니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은 배제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잔인한 건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다 같이 영화를 모니터링 했을 때 '생각보다 안 잔인하네?'라는 반응이 많았죠. 15세 관람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곡성'도 15세 관람가잖아요(웃음). 잔인한 장면은 좀 더 덜어내고 편집했는데 청불 등급을 받아서 아쉽죠."

영화의 엔딩은 상당히 비상업적이다. 대부분 범죄영화가 권선징악적 결말로 '급'마무리하는 것과 다르게 '불한당'은 긴 여운을 남긴다. "저는 엔딩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제작사나 투자사에서 엔딩을 보고 '이게 맞아?'라고 묻더라고요. 재촬영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영화와 걸맞은 엔딩이라고 생각했죠."

'불한당'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변 감독은 필모그래피 최초의 작품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소식을 들은 첫날은 기분이 되게 좋았는데 둘째 날부터 오버한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그저 운이 좋아서 생긴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칸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다고 들었는데 얼른 끝내고 충전하고 싶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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