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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더 안 낳는 가장 큰 이유 ‘교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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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더 안 낳는 가장 큰 이유 ‘교육비’

입력
2016.07.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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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 4명 중 1명꼴 꼽아

미혼여성 절반은 “결혼 안 해도 돼”

경기 시흥시에서 6세, 4세 자녀를 기르는 주부 A씨는 적어도 셋은 낳겠다던 신혼 시절 바람을 접었다. 유치원생인 첫째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만 해도 원비 20여 만원, 태권도 학원 10만원, 학습지 7만원 등 매달 40만원가량이 든다. 집에서 돌보고 있는 둘째가 내년부터 유치원에 가면 교육비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될 상황이다. A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학원비가 과목마다 30만원씩 드니 교육비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남편 혼자 버는 살림에 둘 키우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여성이 출산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가 교육비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여성의 절반은 결혼을 안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기혼여성(15~49세) 1만 1,009명 및 미혼남녀(20~44세) 2,383명을 설문조사하고 10일 발표한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ㆍ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더 낳지 않기로 결정한 기혼여성들은 그 이유로 자녀 교육비 부담(2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은 ‘계획만큼 또는 많이 낳았음’(21.7%), 고연령(20.8%), 양육비 부담(12.4%) 순이었다. 20대에선 양육비 부담(22.5%), 30대에선 교육비 부담(26.0%)이 출산 중단의 제1원인이었다. 출산 적령기 여성들이 경제적 부담 탓에 아이 낳기를 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사 대상인 기혼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1.75명이고, 취업 여성(1.73명)이 비취업 여성(1.77명)보다 다소 적게 낳았다.

지난 6개월 동안 친정이나 시댁 부모에게 아이를 맡긴 적이 있는 기혼여성 비율(24.9%)은 4명 중 1명 꼴로 조사됐다. 자녀에 대한 양육 책임을 져야 할 기한을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라고 답한 응답은 10.4%에 불과했다. 대학 졸업(62.4%), 취업(17.2%), 혼인(8.8%), 언제까지라도(1.2%) 등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돌봐야 한다는 응답이 90%에 달했다.

미혼자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남성 60.9%가 긍정적 태도를 보인 반면 여성은 그 비율이 39.7%에 머물렀다. 여성의 52.4%는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답했다. 자녀 필요성에서도 남성은 80.5%, 여성은 68.4%만 긍정적으로 답해 차이를 보였다. 미혼남성은 결혼 적령기를 남성 32.3세, 여성 29.7세로 꼽았지만, 여성은 그보다 한 살 가량 많은 33.0세, 30.8세로 꼽았다. 이들은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 ‘예단ㆍ예물을 해야 한다’라는 고정 관념엔 10~20%대의 낮은 찬성률을 보였지만, ‘결혼은 개인보다 가족 간 관계가 우선’이란 견해엔 남녀 각각 68% 안팎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삼식 보사연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장은 “출산, 양육 여건이 나아지면서 출산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교육비·양육비 부담, 고용 불안정 등 저출산 원인 구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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