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사건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인 최규선(57)씨의 도피 조력자가 검찰에 이미 적발된 30대 여성 외에 2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김지용)는 8일 최씨 회사의 직원으로 수행업무를 맡던 이모(35)씨를 최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스님 주모(4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의 추적 상황을 최씨에게 보고하고 도피자금 4,000만원을 건넨 혐의(범인도피)와 차명폰 6대를 개통해 전달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스님 주씨는 최씨가 검거될 당시 머물던 아파트 등 은신처를 제공하고 일반전화를 설치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도주한 이후 동행하며 차량을 운전하고, 식사와 간병까지 책임졌던 여성 박모(34)씨도 지난달 23일 구속돼 이날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최규선씨는 박씨 등 3명에게 도피 편의를 제공하도록 요구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는 교사행위의 내용과 정도가 방어권을 남용하고, 형사사법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며 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자금을 400억원 넘게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됐다. 최씨는 항소심 재판 중인 올 1월 녹내장 수술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입원했다가 지난달 4일 추가로 낸 세 번째 구속집행정지 연장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만료일인 지난달 6일 도주했다. 그는 잠적 14일 만인 지난달 20일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박씨와 함께 체포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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